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왼쪽)가 의회에 돌봄 노동자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지지를 요청하며 모든 성인도 의무적으로 백신을 맞게 하는 방안까지 내비쳤다. 파리/AFP 연합뉴스
프랑스 정부가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9월 이후 바이러스 재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성인에게 의무적으로 백신을 접종하게 하는 방안을 꺼내, 논란이 예상된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의회 지도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보건·복지 돌봄 노동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 지지를 촉구했다고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나쇼날> 등 현지 매체들이 3일 보도했다. 카스텍스 총리는 이와 함께 의무 접종 대상을 성인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한지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프랑스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백신을 맞지 않은 요양시설 직원들을 통해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프랑스 돌봄 노동자들 가운데 적어도 1차례 백신을 접종한 이는 전체의 70%다. 이 비율은 전체 성인에 비해 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카스텍스 총리는 “보건 종사자들의 백신 접종 비율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백신 접종 의무화가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무 접종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이 설 경우, 이를 통보해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백신 접종 의무화를 시행하더라도 보건 종사자에 국한해야 한다”며 “일반 국민에게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게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의회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논의에 들어가는데, 보건 종사자 외에 일반 대중과 주기적으로 접촉하는 이들 전체로 의무 접종 대상을 확대할 여지가 적지 않다. 또 백신 접종 대상을 성인 전체로 확대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의무화를 지지하고 있으며, 도미니크 르귈뤼데크 고등보건청(HAS) 청장도 이런 견해에 동조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전했다. 일반 대중도 백신 접종 의무화에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르 피가로>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돌봄 노동자와 전체 성인 백신 의무화 찬성 비율이 각각 72%와 58%로 나타났다.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의 자료를 보면, 3일 현재 프랑스 성인 중 63%가 적어도 1차례 백신을 맞았으며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37.5%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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