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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아이티 대통령 부인 첫 육성 “남편이 누구와 싸운지 알아”

등록 2021-07-11 11:46수정 2021-07-11 13:10

트위터에 음성 올려…정치적 이유 암살 주장
사건 당시 상황 설명 “말할 기회 안주고 총 쏴”
10일 아이티 타바레의 미국 대사관 앞에 아이티 시민들이 정치적 혼란으로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며 난민으로 받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타바레/AFP 연합뉴스
10일 아이티 타바레의 미국 대사관 앞에 아이티 시민들이 정치적 혼란으로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며 난민으로 받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타바레/AFP 연합뉴스

아이티 대통령 암살 당시 총상을 입었던 대통령의 부인이 사건 이후 처음으로 육성을 공개해, 정치적 반대 세력에 의해 대통령이 암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의 부인 마르틴 모이즈는 10일(현지시각) 암살 사건 이후 처음으로 본인의 공식 트위터에 2분20초 분량의 음성 파일을 올렸다. 그는 낮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눈 깜짝할 사이에 괴한들이 집에 들어와 남편에게 한 마디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총알을 퍼부었다”고 말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7일 새벽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대통령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에게 열두 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그의 부인 마르틴은 총상을 입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마르틴은 “대통령이 누구와 싸우는지 당신들도 알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는 “그들은 연말 선거뿐만 아니라 도로, 수도, 전기, 국민투표 때문에 대통령을 살해하기 위해 용병을 보냈다”고 말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생전에 아이티의 각종 정부 계약을 독점하던 기득권층을 해체하려고 시도해 이들과 갈등을 빚었는데, 이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티에서는 오는 9월26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가 예정돼 있었다. 총리직을 폐지하고 대통령직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마르틴은 “나는 신 덕분에 살았지만, 남편을 잃었다”며 “이 나라가 길을 잃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남편의 피를 헛되이 흘려 버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여러분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남편의 유지를 이어받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아이티 당국은 암살에 가담한 용병 28명 중 17명을 체포하고 3명을 사살했다. 남은 8명을 뒤쫓고 있다. 28명의 용병은 콜롬비아인이 26명, 아이티계 미국인이 2명으로 알려졌다. 암살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아이티 야권 일부와 콜롬비아 등에서는 대통령을 암살한 주체가 이들 용병이 아닌 경호원이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대통령 사망 이후 정국을 이끌 임시 대통령직을 놓고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대통령 암살 이후 임시 총리였던 클로드 조제프가 아이티의 국정 책임을 맡고 있지만, 상원은 지난 9일 자체적으로 임시 대통령을 지명했다. 대통령 유고 시 의회가 투표를 통해 임시 대통령을 뽑는다는 2012년 개정 헌법이 근거였다. 그러나 상원의원 3분의 2의 임기가 끝난 상태여서, 정족수 미달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또 대통령 사망 이틀 전 새 총리로 지명됐지만 공식 취임 선서를 하지 않은 정치인도 본인이 최고 권력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암살당한 아이티 대통령의 부인 마르틴 모이즈가 본인 트위터에 음성 메시지를 올렸다. 트위터 갈무리
암살당한 아이티 대통령의 부인 마르틴 모이즈가 본인 트위터에 음성 메시지를 올렸다.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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