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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피해자 330명’ 미 체조계 성폭력 사건, FBI 부실 대응이 피해 키웠다

등록 2021-07-15 14:57수정 2021-07-15 15:18

미 법무부 감찰관, 체조선수 성폭행 나사르 사건 보고서
2015년·2016년 신고 접수됐으나, 수사기관에 이첩 안해
피해자 “FBI가 일했다면 사생활 포기 상황 안 왔을 것”
수백명의 미국 체조 선수에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사실상 종신형을 살고 있는 전 미시간주립대 체조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 AP 연합뉴스
수백명의 미국 체조 선수에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사실상 종신형을 살고 있는 전 미시간주립대 체조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 AP 연합뉴스
미국에서 300여명의 여성 선수들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전 미시간주립대 체조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 사건을 연방수사국(FBI)이 초기에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피해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법무부의 마이클 호로위츠 감찰관은 14일(현지시각) 이 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연방수사국 인디애나폴리스 고위 관계자들이 이 사건에 최고의 진지함과 긴급성을 갖고 대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찰 결과, 연방수사국 인디애나폴리스 지부는 2015년 7월 나사르의 성폭력에 관한 신고를 최초로 접수했으나 이를 미시간주립대가 있는 지역 사무소로 이첩하지 않았다. 미시간주에 있는 다른 법 집행 기구에도 알리지 않았다. 1년 뒤인 2016년에도 연방수사국 로스앤젤레스 지부로 똑같은 신고가 들어갔으나 관련 수사 기관으로 넘기지 않았다. 2015년 연방수사국이 사건을 인지하고 2016년 8월 미시간주 경찰이 나사르를 체포할 때까지 70명 이상이 성폭력을 당했다.

연방수사국 인디애나폴리스 지부장인 제이 애벗은 법무부의 감찰 조사 과정에서 나사르 사건 처리에 관한 잘못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차례 거짓말을 했다고 호로위츠 감찰관은 밝혔다. 또한 애벗은 2015년 나사르 사건 수사를 맡고 있으면서 미 올림픽조직위원회에 취업하는 문제를 놓고 미 체조협회장과 논의해 이해충돌까지 일으켰다.

나사르의 성폭력을 최초로 고발한 전직 체조선수이자 변호사인 레이첼 덴홀랜더는 감찰 결과에 “연방수사국이 할 일을 했으면 내가 성폭력과 은폐를 끝내기 위해 사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의회에서도 리차드 블루멘털(민주당), 제리 모란(공화당) 상원의원이 공동성명을 내는 등 연방수사국에 대한 비판과 책임자 문책 요구가 나왔다.

더글러스 레프 연방수사국 부국장은 “감찰 보고서에 기술된 연방수사국의 행위와 부작위는 용서할 수 없고 우리가 존중하는 가치와 이 조직에 불명예”라며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사르는 미시간주립대 체조팀과 올림픽 대표팀 주치의로 있으면서 치료를 빌미로 30년 동안 미성년을 포함한 선수들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사실상 종신형을 살고 있다. 피해자가 330명이 넘는다. 그는 두 건의 재판에서 지난 2018년 각각 징역 40~125년, 징역 40~175년형을 선고받았고, 앞서 2017년에는 아동 성학대물을 소지한 혐의로 징역 60년형을 선고받았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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