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 확진자 하루 14만명…델타변이 정점 이전 수준

일주일 평균 기준, 2주 사이 67% 감소
방역당국 조만간 마스크 규정 완화 전망
유럽 각국도 방역 규정 해제 가속화
세계보건기구 “사망자는 아직 증가세” 경고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15일(현지시각) 델타 변이 확산세가 정점에 이르렀던 지난해 9월초보다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방역 규정이 완화된 필라델피아의 대형 실내 시장에서 시민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올해 초 급증했던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해 여름 델타 변이 유행이 절정에 달하던 때 아래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보건 당국이 조만간 마스크 착용 지침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 타임스>는 15일(현지시각) 기준으로 집계한 미국의 일주일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가 14만204명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보도했다. 이는 델타 변이 유행이 절정에 달하던 지난해 9월1일의 16만4418명보다 더 적은 것이다.

미국의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오미크론 확산세가 최고조였던 지난달 14일 80만6795명에 달한 이후 급격하게 줄고 있다. 15일의 확진자 규모는 2주 전보다 67%나 감소한 것이다. 입원 환자도 2주 사이 38% 줄었으며, 사망자는 12% 적은 2328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방역 지침 완화도 빨라지고 있다. <엔비시>(NBC) 방송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르면 다음주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수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전파력이 상당하거나 높은 지역에 대해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권고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미국 대다수 카운티가 실내 마스크 착용 대상 지역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은 이날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진자 추세 뿐 아니라 병원의 여력 등도 고려해 조만간 새로운 지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비교적 강한 방역 지침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과 오스트리아도 방역 지침 완화 계획을 내놨다. 오스트리아가 다음달 5일 대부분의 방역 지침을 해제하기로 했고 독일 정부도 다음달 20일 방역 지침 해제를 약속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네덜란드는 이에 앞서 오는 25일 거의 대부분의 방역 지침을 풀 예정이며, 프랑스는 다음달 중순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시점으로 설정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에도 사망자는 늘고 있다며, 확진자 감소세는 검사가 준 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리아 벤커코브 코로나19 기술팀장은 이날 화상 토론에 참가해 “지금 가장 큰 걱정거리는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벤커코브 기술팀장은 “지난주에 7만5천명의 사망자가 보고됐으며, 이는 실제 사망자보다 적은 것임을 우리는 안다”고 덧붙였다.

신기섭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