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맥사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지난 10일 촬영 위성사진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서쪽 외곽 도시인 스토얀카의 창고 건물이 파괴되고 불타는 모습이 포착됐다. AP 연합뉴스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약 14㎞까지 접근했다고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가 10일(미 동부 시각) 밝혔다.
미 국방부 관리는 이날 키이우 북쪽에 정체하고 있던 러시아 군 차량 대열이 지난 며칠과 비교해 약 5㎞를 더 이동해 키이우 중심부로부터 14㎞까지 이동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미 관리는 러시아 군이 여러 방면으로부터 키이우로 진격하고 있다며, 이는 키이우를 포위하려는 의도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관리는 또 러시아가 현재까지 겪어온 연료·식량 등 병참 문제에 적응해 극복할 것으로 본다면서, “러시아가 군용기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에서 장거리 사격, 폭격, 미사일 발사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간 업체인 맥사테크놀로지는 이날 촬영된 위성사진을 근거로, 키이우 북서쪽 외곽에 멈춰있던 러시아 군 행렬이 흩어져서 재배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 기갑부대가 안토노프 공항 주변 도시 안팎에서 움직이는 게 포착됐고, 루비안카에서는 견인포를 발사 태세로 해둔 채 러시아 군 장비들이 세 줄로 배치됐다. 위성사진은 또한 키이우 북서쪽에 위치한 보로디안카의 아파트 건물이 파괴되는 등 키이우 외곽 지역이 러시아 군의 공격을 받은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러시아 군이 키이우 등 주요 도시를 장악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국방부는 트위터에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으로 인해 러시아 군은 핵심 도시들을 포위하려고 배치 병력 투입을 늘리고 있다”며 이로 인해 러시아 군의 진격 속도는 더 느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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