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중국 당국이 고위 공직자에 대한 사정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석 달 동안 사정기관 조사를 받는 전·현직 고위 간부가 16명으로, 지난해 1년 동안의 60%에 이른다.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는 지난달 29일 누리집을 통해 하오춘룽 랴오닝성 부성장을 중대한 기율 위반 및 위법 혐의로 규율 심사와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 부성장은 랴오닝성의 8명의 부성장 중 순위 6위이며, 유일한 여성 부성장이다. 고위직에 대한 기율·감찰위의 조사는 보통 해당 인사의 정치적 지위 상실을 의미하며, 조사 이후 검찰 수사 등 사법 처리가 이뤄진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중국 공산당의 반부패 사령탑으로, 국무원 공안부와 법원, 검찰, 국가안전부 등 국가의 사정 관련 기관을 통할한다. 국가감찰위원회는 국무원 감찰부와 국가예방부패국 등 반부패 조직을 통합한 조직이다.
하오 부성장을 포함해 올해 1~3월 기율·감찰위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발표된 중국 전·현직 고위 간부는 16명에 이른다. 지난해 1년 동안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전·현직 고위 간부가 25명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사정 속도와 규모가 매우 빠른 셈이다.
미국에 기반한 중국어 매체 <두오웨이신문> 보도를 보면,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조사를 받은 전·현직 고위간부는 2020년 18명, 2019년 20명, 2018년 23명이었다.
올해는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결정짓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 대회)가 가을에 열릴 예정이다. 중국 매체들은 관례를 깬 시 주석의 3연임 결정을 앞두고 중국 당국이 사정 드라이브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기율·감찰위는 31일 지난해 10월 조사에 들어간 푸정화 전 사법부장(장관)을 검찰로 넘겨 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진핑의 칼’로 불리며 시 주석 재임 초반 사정 드라이브를 주도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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