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 인민해방군 전투를 그린 영화 ‘장진호’를 비판했다가 ‘전쟁 영웅 모욕 혐의’로 기소된 중국 언론인 뤄창핑(42)이 법원에서 7개월형을 선고받았다.
6일 중국 매체 <검찰일보>는 전날인 5일 하이난성 산야시 청자오 법원이 전쟁 영웅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뤄창핑에 대해 징역 7개월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법원은 뤄창핑에게 중국 매체인 <신랑망>과 <법치일보>, <해방군보>에 공개 사과문을 올리라고도 명령했다.
한국의 검찰과 비슷한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이 운영하는 매체인 <검찰일보>는 이 소식을 6일치 신문 1면 하단에 싣는 등 주요하게 다뤘다.
중국 법원은 뤄창핑이 지난해 10월 영화 ‘장진호’ 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본인 웨이보를 활용해 총 9차례 전쟁 영웅을 모욕했으며, 모두 1761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유명 언론인이었던 뤄창핑은 지난해 10월6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본인 계정에 장진호 전투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뤄창핑은 “반세기가 지났지만, 중국 사람들은 이 전쟁이 정의로웠는지에 대해 거의 반성하지 않았다. 당시 ‘모래조각 부대’가 상부의 ‘훌륭한 결정’을 의심하지 않은 것과 같다”는 글을 올렸다. 막대한 사상자를 낸 군 수뇌부의 결정을 비판하고, ‘얼음조각 부대’라며 영웅시되는 당시 중공군 희생자들을 ‘모래조각’ 부대라고 조롱하는 취지로 읽힐 수 있는 글이었다. ‘모래조각’이라는 단어는 중국에서 어수룩한 사람을 놀리는 뜻으로 온라인상에서 자주 쓰인다.
뤄창핑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전 부주임인 리우티에난의 부패상을 폭로해 2013년 국제투명성기구의 청렴상을 받는 등 탐사기자로 활동했다. 중국 매체 <신경보>의 선임기자이자 심층보도팀 주필을 맡았고, 중국 경제주간지 <차이징>의 부편집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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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글자로 ‘장진호’ 비판했다 재판받는 중국 기자 뤄창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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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