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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천안문 탱크’ 제 발 저렸나?…중국, ‘탱크 과자’ 홈쇼핑도 차단

등록 2022-06-07 11:34수정 2022-06-07 11:51

쇼핑호스트 리자치 라이브 방송서
아이스크림 소개하다 방송 중단돼
톈안먼 6·4 항쟁 ‘양초·탱크’ 금기
중국 유명 쇼핑호스트 리자치(왼쪽)가 지난 3일 인터넷 생방송에서 아이스크림을 소개하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중국 유명 쇼핑호스트 리자치(왼쪽)가 지난 3일 인터넷 생방송에서 아이스크림을 소개하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톈안먼(천안문) 6·4 항쟁 33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중국의 유명 인터넷 쇼핑호스트가 인터넷 생방송에서 탱크 모양 아이스크림을 소개하다 방송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6·4 항쟁 기념일 즈음에 금기시되는 ‘탱크’ 모양이 등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쇼핑호스트 중 한 명으로, 1억7천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리자치는 3일 오후 9시께 다국적 생활기업 유니레버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비엔네타 제품을 소개했다. 리자치와 다른 진행자는 함께 아이스크림을 소개했고, 과자 등으로 바퀴와 포신이 표현된 탱크 모양 아이스크림 케이크가 등장하자 인터넷 방송이 돌연 중단됐다.

방송은 재개되지 않았고, 리자치는 이날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를 통해 “기술적 문제로 쇼가 중단됐다. 이후 문제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자치는 이후 5일 6일 이틀 동안 예정됐던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리자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아니냐”며 그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그가 방송하며 돈만 버느라 금기를 잘 몰랐던 것 같다”, “그가 방송을 그만두기 위해 이런 일을 꾸민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내놓기도 한다.

‘탱크’는 중국에서 6월4일을 전후해 방송이나 광고 등에 등장하는 것이 금기시된다. 1989년 6월4일 중국 당국은 부정부패 척결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수십 만명의 대학생과 시민을 탱크를 앞세워 유혈 진압했다. 이후 탱크는 6·4 항쟁의 잔인한 진압을 대표하는 상징물이 됐다. 또 당시 광장에서 탱크의 행진을 맨몸으로 가로막은 한 중국 시민의 모습이 전 세계에 전해지며 ‘탱크맨’으로 불리게 됐다.

1989년 6월 중국 톈안먼 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된 탱크맨. AP 연합뉴스
1989년 6월 중국 톈안먼 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된 탱크맨. AP 연합뉴스

라이브 쇼핑 방송에 탱크가 잠시 등장한 정도로 방송이 중단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리자치의 1억7천만명의 팬 가운데 상당수가 청년층으로, 이들은 6·4 항쟁은 물론 탱크의 의미도 잘 모른다. 그 때문에 이 사건을 계기로 청년들이 과거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중국에서는 6월4일을 전후해 6·4 항쟁과 관련한 검열이 실시된다. 최근 중국의 한 정보통신 회사에서 유출된 중국 당국의 검열 지침을 보면, 6월3일 저녁 8시부터 5일 저녁 8시까지 콘텐츠에 양초나 탱크, ‘89’, ‘64’ 등이 발견될 경우 이용을 차단하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차이나 디지털타임즈>가 보도했다. ‘일국양제’가 적용돼 중국에서 유일하게 6·4 항쟁 추모 집회가 열리던 홍콩에서도 올해 집회가 완전 차단됐다.

▶관련기사 : 신원미상 천안문 ‘탱크맨’, 32주년 맞아 재소환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998309.html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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