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 베이징에 자리한 차량 공유기업 디디추싱 본사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최대 공유차량 기업 ‘디디추싱’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곧 상장 폐지된다. 지난해 6월 미국에 상장한 지 1년 만이다.
디디추싱은 6일(현지시각) 공고를 내어, 지난 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폐지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상장 폐지는 신청한 지 약 10일 뒤에 이뤄진다. 이번 상장 폐지를 계기로 디디추싱에 대한 중국 당국의 조사가 마무리되고,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디디추싱의 앱 다운로드 금지도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디디추싱은 중국 정부가 데이터 보안 문제 등을 내세워 뉴욕 증시 상장을 중지하라고 요구했음에도 지난해 6월30일 상장을 강행했다. 이후 중국 당국의 보복 조처가 가해졌다.
상장 직후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에 대해 인터넷 안보 심사를 시작하고, 심사가 끝날 때까지 신규 고객의 앱 다운로드를 금지하는 등 압박했다. 반독점, 노동자 보호 등과 관련한 규제도 잇따랐다. 이로 인해 디디추싱의 수익성이 악화했고, 90%를 넘던 시장 점유율도 급락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7월 100만명 이상 사용자의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에 대해 외국 증시 상장 전에 당국의 검토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규정도 발표했다. 알리바바 등 대부분의 아이티 기업들이 이에 해당한다. 중국 기업들의 외국 상장을 사실상 중단시킨 것이다.
미국 증시를 떠난 디디추싱은 인터넷 안보 심사가 공식적으로 마무리된 뒤 홍콩 증시에 재상장될 것으로 예측된다. 디디추싱은 이번 공고에서 “정상적인 영업을 회복하고 나서 다른 증권거래소에서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2020년 말 알리바바 그룹 반독점 조사를 시작으로 본격화한 빅테크 기업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의 강도를 올해 들어 급격히 낮추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한 경기 하락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지난 3월 “플랫폼 경제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촉진하고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촉진해야 한다”며 빅테크 기업에 대한 단속 완화 뜻을 밝혔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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