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나이키 매장 앞을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UPI 연합뉴스
미국 스포츠용품 회사 나이키가 중국에서 조깅 앱 서비스를 중단한다. 아마존의 전자책 서비스 킨들, 숙박공유앱 에어비앤비 등 다른 미국 기업들도 최근 저마다의 이유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9일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나이키의 조깅 앱인 ‘나이키 런 클럽’과 운동 앱인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은 이날 중국 이용자들에게 “경영상의 이유로 다음 달 8일부터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통지했다. 이 앱들은 나이키 제품 이용자들의 조깅 등 운동 과정을 추적하고, 다른 이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한다. 조깅 앱인 나이키 런 클럽은 중국에서 80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나이키는 “앞으로 중국 이용자를 위한 ‘현지화’ 플랫폼을 출시하고 디지털 플랫폼 업데이트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키는 구체적인 서비스 중단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중국이 시행한 개인정보보호법과 데이터보안법의 여파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 법에 따라 개인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사용하는 행위가 금지됐다. 중국 당국은 법 시행 석 달 만인 지난 2월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를 포함한 107개 앱이 이 법을 위반했다며 시정 명령을 내렸다. 중국은 나이키의 최대 해외 시장으로 지난 한해 동안 전체 매출(445억 달러의 약 18%인 83억달러(약 10조43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나이키 제품도 5분의 1 정도가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다.
최근 다른 기업들도 잇따라 중국 시장 철수를 발표했다. 아마존은 이달 초 내년 6월30일부터 중국에서 킨들로 읽을 수 있는 전자책 판매·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킨들은 중국 전자책 단말기 시장의 65%를 차지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으로 전자책을 읽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2016년 중국에 진출한 에어비앤비도 지난달 7월30일 이후 중국 사업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해외여행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에서 일자리 정보 서비스 앱인 링크드인 운영을 중단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