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5개월 연속 줄이면서, 1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관영 매체는 “미국 달러 자산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미국의 정책적 잘못을 지적했다.
15일(현지시각) 발표된 미 재무부의 국채 관련 내용을 보면, 지난 4월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1조30억달러(1300조원)로 3월 1조390억달러보다 362억달러 줄었다. 지난해 12월부터 다섯 달 연속 중국이 미 국채 보유액을 줄이면서 2010년 5월 이후 최저치가 됐다.
미국의 물가가 급등하고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계속 인상하면서 채권 투자 손실이 커지자 중국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5월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6%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은 3월 금리를 0.25%포인트 5월에도 0.5%포인트 올린 뒤 15일에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이라 불리는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인 일본도 미 국채 보유 규모를 줄였다. 일본의 미 국채 보유액은 4월 1조2180억달러로, 3월 1조2320억달러에서 140억달러 줄었다. 4월 외국이 보유한 미 국채 전체 규모는 7조4550억달러로,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영문 관영 매체인 <글로벌 타임스>는 16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달러 자산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둔화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로 미국을 비판했다. 이 매체는 “미국은 급격한 금리 인상과 일방적 제재, 중국에 대한 무역 제재, 아시아 공급망 동맹 구축 등을 통해 전 세계 경제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미국의 명성과 신뢰가 흔들리면서 더 안정적인 수익률의 자산을 찾으려는 투자자들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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