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중국 상하이 장난조선소에서 중국의 세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함 진수식이 열리는 모습이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을 통해 방송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중국이 17일 세번째 항공모함 ‘푸젠함’을 진수했다. 핵 항공모함만 11대 보유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항모를 세 대 이상 운용하는 국가가 됐다.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이날 오전 상하이 장난 조선소에서 중국의 세 번째 항모가 진수됐다고 전했다. 새 항모의 이름은 ‘푸젠함’으로 번호는 18번이 부여됐다. 애초 ‘장쑤함’ 혹은 ‘상하이함’으로 명명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으나 빗나갔다.
푸젠함은 중국이 자체 설계해 만든 두 번째 항모로, 디젤 추진 방식이며, 배수량은 8만여t이다. 이 배는 앞선 두 척의 항모와 달리 전투기를 날리는 방식으로, 스키점프대 방식이 아닌 캐터펄트(사출기) 방식을 적용했다. 스키점프대 방식은 전투기의 자체 출력으로 이륙해야 해 무기나 연료 적재가 제한적인 데 반해, 캐터펄트 방식은 외부 동력을 이용해 전투기를 이륙시키기 때문에 무기나 연료 적재에 제한이 없다. 이로 인해 전투기의 작전 범위가 넓어지고 공격 능력 또한 커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푸젠함이 항해 시험, 무장·레이더 장착, 훈련 등을 거쳐야 해, 실제 배치될 때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2035년까지 총 6척의 항모를 확보해, 미군의 항모 전단이 대만 해협 1천㎞ 이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번째 항모부터는 미국처럼 핵추진 방식을 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항모 11척은 모두 핵 추진 방식으로 배수량이 10만t 이상이다
지난 15일 중국 상하이 장난조선소에 정박중인 중국의 세번째 항공모함의 위성 사진. AP 연합뉴스
중국은 앞으로 항모를 활용한 군사 활동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일 방문을 전후해, 약 20일 동안 첫 항모인 랴오닝 항모 전단을 대만과 일본 사이 서태평양에 보내 훈련하게 했다. 중국이 올해 안에 더 먼 바다로 항모를 보내 훈련을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은 지난 5일 ‘랴오닝함 전단의 열도선(도련선) 밖 훈련 신호’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랴오닝함이 연말에 원양을 뜻하는 ‘도련선 밖’에서 훈련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도련선은 중국이 생각하는 태평양의 섬을 이은 ‘가상의 선’으로 제1도련선은 일본 오키나와~필리핀, 제2도련선은 일본 이즈 제도~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를 잇는다.
중국은 옛소련에서 건조하던 항모를 1998년 우크라이나를 통해 사들여 개조해 2012년 첫 항모 랴오닝함을 실전 배치했다. 이어, 2019년 두 번째 항모인 산둥함을 진수했다. 중국 항모는 미국의 항모에 견줘 작고 성능도 떨어져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4월에는 랴오닝함이 이끄는 중국 항모 전단 사이에 미 구축함인 머스틴함이 끼어든 뒤, 함장이 비스듬히 앉은 채 발을 꼬고 중국 함선을 바라보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중국의 항모 전력이 미국에 견줘 한참 떨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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