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난성 자오쭈어의 한 농촌에서 옥수수밭에 한 농부가 서 있다. 자오쭈어/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에서 밀·마늘 등 농산물을 대가로 받고 아파트를 파는 부동산 업체가 등장했다.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부동산 침체가 지속하는 가운데 나온 ‘고육책’이다.
22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과 <로이터> 통신 등 보도를 보면, 허난성의 부동산 회사 젠예디찬은 성의 동부에 자리한 샹치우시에 짓는 아파트 계약금을 현물로 받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밀 1근(500g)당 2위안으로 최대 16만 위안(3천만원)까지 낼 수 있다. 8만근, 즉 40t의 밀을 내면, 계약금 3천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아파트 분양가는 총 60만~90만 위안이다.
이 회사는 허난성 카이펑시에서도 마늘 1근(500g)당 5위안으로 계산해 계약금을 받고 아파트를 팔고 있다. 마늘 시장가는 1근당 3~4위안이다. 최대 2만근, 10t의 마늘로 계약금 10만위안(1900만원)을 대신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실제 마늘을 받고 30여채의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역 농민을 대상으로 한 행사며, 한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차이신>은 이번 현물 프로모션이 유동성이 말라가는 중국 부동산 업체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발표된 중국 통계국 자료를 보면, 중국의 아파트 등 주택 미분양 면적은 2억7200만㎡로, 전년도보다 14.8% 늘었다. 상가 등을 포함한 전체 부동산 미분양 면적은 5억5천700만㎡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이는 2018년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라고 <제일재경>이 보도했다.
중국은 2020년 말부터 양극화를 해소하고 금융 위험을 선제적으로 해소한다는 등의 명분으로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을 강하게 통제하기 시작했다. 중국 부동산 가격 급등이 이어지던 때였다. 부동산 업체에 대한 강력한 규제로 업체들이 쓰러지고, 정부의 집값 상승 억제책으로 투기 수요가 줄면서 침체된 분위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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