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홍콩의 한 시민이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아파트에 걸린 홍콩 국기와 중국 국기를 사진 찍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7월1일 ‘홍콩 25주년 반환 기념식’ 참석을 위해 홍콩에 간다. 2017년 20주년 행사 참석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다.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25일 시 주석이 다음 달 1일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 대회와 홍콩 특별행정구 제6기 정부 출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1997년 홍콩의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넘어온 것을 기념하는 주권 반환 행사와 존 리 새 행정장관 당선자의 임기가 시작되는 정부 출범 행사에 시 주석이 참석한다는 것이다.
지방 시찰이 주요 업무인 시 주석이 홍콩 반환 기념식과 같은 주요 행사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홍콩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화상 참석’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시 주석이 2020년 초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 본토를 벗어나는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홍콩의 발전과 ‘일국양제’의 성공을 자축할 것으로 보인다. 일국양제는 ‘한 국가 두 체제’라는 뜻으로, 중국이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으면서 향후 50년 동안 외교·국방을 제외한 홍콩의 정치·경제·사회 분야 독립성을 고도로 보장한다는 약속이다. 홍콩은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이 도입된 뒤 급격하게 ‘중국화’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데, 시 주석은 이를 반박해 홍콩의 성공과 번영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2012년 시 주석 집권 이후 홍콩의 자유가 급격히 축소되고, 2020년 도입된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일국양제가 사실상 끝났다고 평가한다.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는 민주 진영 인사들이 더는 활동할 수 없게 됐고, 선거법 등이 바뀌어 홍콩의 최고 지도자와 정치인 선출을 사실상 중국 당국이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되기도 했다.
2017년 7월1일 홍콩을 방문한 시진핑(맨 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정부 출범 행사에 참석해 홍콩 관료의 취임 선서를 받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시 주석은 정반대로 주장한다. 시 주석은 지난달 30일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당선자를 베이징에서 만나 “지난 25년간 많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홍콩의 ‘일국양제’는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성공을 이뤘다. 이 원칙을 포괄적이고 정확하게 이행한다는 중앙 정부의 결심은 흔들린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5년 전 사흘 일정으로 20개의 행사에 참석했던 시 주석은 이번에는 당일치기로 홍콩에 다녀올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시 주석이 지난 22일 개관 행사를 연 홍콩 고궁박물관을 방문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홍콩 고궁박물관은 2017년 시 주석이 홍콩에 왔을 때 홍콩 정부와 중국 정부 간 건립 협약을 체결했다. 베이징의 자금성(쯔진청)을 본 떠 만든 이 박물관은 베이징 고궁박물원이 문화재 900여 점을 대여하는 등 신경을 쓰고 있다. 99년 동안 영국 조차지였던 홍콩의 역사를 지우고 중국 본토의 역사로 편입한다는 의미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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