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만 화롄의 공군기지에서 군인들이 F-16V 전투기에 하푼 대함미사일을 설치하고 있다. 화롄/로이터 연합뉴스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강화되는 가운데, 대만이 주력 전투기 F-16V에 미사일을 장착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대만 공군은 “중국군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안보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대만 <중앙통신> 등 보도를 보면, 대만 공군은 전날 대만 동부 화롄의 공군 기지에서 하푼 대함미사일과 AIM-120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등을 F-16V 전투기에 장착하는 훈련 모습을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F-16V는 구형 F-16 A/B의 성능을 개량한 대만 공군의 최신형 기종으로, 미국에서 도입돼 지난해 말 실전 배치됐다. 점점 세지고 있는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맞서기 위해 도입된 대만군의 핵심 전력 중 하나다.
이번 훈련장면 공개는 지난 2~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대만 방문 이후 커지고 있는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대만 공군은 훈련 장면 공개 뒤 성명을 내어 “중국 인민해방군의 잇따른 군사훈련 위협에 직면해 우리는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모든 곳이 전장이고 항상 훈련한다’는 자세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대만 바다 여섯 개 면을 포위하며 실탄사격 훈련을 했고, 대만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또 군용기 수십 대를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로 날려 보내는 등 기존에 드물었던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 이후 대만 내에서 유사시 미군 파병을 기대하는 여론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대만 국방부 산하 국방안전연구원이 대만인 10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만과 중국 간에 전쟁이 나면 미국이 파병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50%가 ‘그렇다’고 답했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42%였다. 지난 3월 여론조사에서 미군 파병을 기대한 비율은 40%였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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