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한 파키스탄 북부 페샤와르에서 경찰관 등이 부상자들을 실은 구급차가 빠져나가도록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페샤와르/AP 연합뉴스
파키스탄 북부 지역 페샤와르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 30일(현지시각) 아침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적어도 25명이 숨지고 120명 이상이 다쳤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지역은 ‘파키스탄 탈레반’(TTP)이 활동하는 곳이다.
현지 경찰은 아침 기도를 위해 이슬람 신자들이 모인 사원에서 자살 폭탄 공격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현지 방송인 <지오 티브이>는 자살 폭탄 테러범이 신도들 앞줄에 있다가 자폭했다고 전했다. 폭발의 충격으로 사원의 지붕이 무너졌고, 건물 잔해에 깔린 이들도 많았다고 목격자들이 말했다. 샤피울라 칸 경찰 부청장은 “많은 시신이 폭발 현장에서 수습됐다”며 “현재 우리의 최우선 작업은 건물 잔해 속에 갇힌 이들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아에프페>가 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사원 안에 있던 사람이 150명 가량이라고 전한 반면 <로이터> 통신은 260여명 정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기도를 하던 이들 상당수는 인근 경찰서 소속 경찰관들로 알려졌다. 폭탄이 터질 때 사원 안에 있던 경찰관 메나 굴(38)은 폭탄이 터진 뒤 곳곳에서 신음과 울음 소리가 들렸다고 <에이피>에 전했다.
현지 경찰들은 부상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옮기고 있는데, 부상자 가운데 위중한 사람들이 상당수 있어 희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병원 관계자는 <로이터>에 “병원으로 옮겨진 사망자만 19명이었다”며 “부상자들 가운데는 상태가 심각한 이들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
이번 자살 폭탄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세력은 아직 없다. <에이피>는 과거 이 지역에서 벌어진 자살 폭탄 공격은 파키스탄 탈레반 소행으로 의심되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하고 있는 탈레반과는 별도 조직이며, 이슬람 율법을 엄격하게 따르는 국가 건설을 목표로 15년 이상 활동하고 있다. 페샤와르 지역은 아프가니스탄 국경과 가까운 곳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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