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교 장관이 <에이피>(AP) 통신 인터뷰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자국 국내 정치 비판을 내세워 두 나라의 나토 가입 승인 등에서 협력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본부/AP 연합뉴스
헝가리 외교장관이 스웨덴과 핀란드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국내 정치를 비판하고 있다며, 두 나라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등에 협력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야르토 페테르 외교장관은 25일(현지시각) 공개된 <에이피>(AP) 통신 인터뷰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승인을 위한 의회 비준 절차가 늦어지는 것은 두 나라가 헝가리 국내 문제를 비판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자국 의원들이 신물을 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나라 정치 엘리트들이 헝가리에 대해 아주 무례하게 행동하는 것 때문에” 두 나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핀란드와 스웨덴 정치인들이 우리 정치 체제의 민주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정말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헝가리 의회가 27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대해서만 우선적으로 처리하기로 예정한 가운데 나왔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앞서 지난 15일 헝가리 집권 여당인 ‘피데스’(헝가리 시민동맹)는 의회 대표단의 두 나라 방문 결과 보고를 받은 뒤 두 나라의 가입 승인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승인 절차 연기를 발표한 바 있다. 시야르토 장관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승인 투표는 언제 이뤄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헝가리는 30개 나토 회원국 가운데 튀르키예(터키)와 함께 아직까지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 집단으로 지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 조직원들을 스웨덴 정부가 자국으로 보내지 않고 있는 것 등을 문제 삼고 있고, 헝가리는 유럽연합과 법치주의 논란을 빚으며 가입 승인을 늦추고 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지난달 25일 여당 의원들에게 두 나라의 나토 가입 승인을 요청하면서, 몇몇 사안에 대한 심각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었다. 그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헝가리의 민주주의와 법치에 대해 “명백한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면서 튀르키예가 스웨덴에 대해 표명하고 있는 우려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튀르키예 또한 우리의 우방이며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 17일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핀란드의 나토 가입 비준 절차를 5월14일 하루에 치러지는 대선·총선 이전에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웨덴의 가입 승인은 총선 이후 의회가 새로 구성되기 전에는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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