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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우크라이나엔 깨진 창문 막을 유리가 없다…피란민 복귀 막는 ‘복병’

등록 2023-08-21 13:38수정 2023-08-22 07:25

파괴된 건물 수리 못해 피란민 복귀 어려워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시에서 한 여성이 폭격으로 깨진 유리창을 치우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요즘 창문용 유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하르키우/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시에서 한 여성이 폭격으로 깨진 유리창을 치우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요즘 창문용 유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하르키우/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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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점령당한 땅을 되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피란민 복귀’라는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유리 부족 때문에 파괴된 주택 복구가 늦어지면서 주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11월 러시아군을 몰아낸 지역인 북동부 하르키우주의 셰우첸코베 마을은 전쟁을 피해 떠났던 주민들이 모두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지만 한가지 큰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많은 건물의 유리창이 깨졌지만, 새로 설치할 유리가 부족해 주민들이 다시 들어와 살기 어려운 것이다.

이 마을에는 전쟁 전에 3200명의 주민이 살았지만, 러시아군의 점령에서 벗어난 지 9개월이 지난 지금의 주민은 2200명이다. 올레그 필리펜코 마을 행정 책임자는 나머지 주민들도 모두 돌아오기를 바라지만, 마지막 남은 걸림돌인 유리창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에는 유리창 대신 비닐로 창문을 막고 버틸 수 있지만, 겨울철에는 이런 식으로 견딜 수 없다고 주민들은 걱정한다. 남부 헤르손주 등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로부터 되찾은 다른 지역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내에는 판유리 생산 공장이 없어, 당분간 주택용 유리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가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할 당시에는 국내에 10곳의 판유리 생산업체가 있었다. 하지만, 공장들이 계속 문을 닫으면서 최근 몇년 사이에는 판유리 공급을 거의 전적으로 벨라루스와 러시아에 의존해왔다. 그나마 루한스크주에 하나 남아 있던 판유리 공장은 러시아군에 점령당했다.

우크라이나 건축자재 생산자협회의 코스탼틴 살리 회장은 러시아의 침공 전에는 외국에서 창문용 유리를 1㎡당 2.2달러에 들여와 3달러(약 4천원) 정도에 팔았으나 최근에는 4달러에 사와서 6~7달러에 팔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게다가 옛 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에서 수입하는 유리는 과거 소련 시절 규격보다 품질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살리 회장은 수도 키이우 지역에 새로 판유리 생산 공장을 세울 준비가 돼 그나마 희망이 있다며 협회에서 유럽연합(EU)에 공장 두 곳을 더 건설하기 위한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당하고 있는 하르키우주 쿠피얀스크 지역 당국은 정반대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 지역은 지난 10일 37개 마을 주민 1만1천명에게 피란 명령을 내렸지만, 많은 주민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피란을 돕는 자원봉사자 집단 운영자인 드미트로 로젠코는 최근 10일 동안 600명 정도만 피란에 나섰다며 “폭격을 당하는 데 익숙해진 주민들에게 더 안전한 지역의 대피소로 옮기라고 말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나 이동이 불편한 주민들은 강제로 대피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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