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장관
찬성 14표 반대 1표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나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4일(뉴욕 현지시각) 안전보장이사회의 2차 예비투표(스트로폴)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고 <아에프페(AFP)통신>이 보도했다.
반 장관은 이번 예비투표에서 지난 7월24일 치러진 1차 예비투표 때보다 좋은 ‘선호’ 14표에 ‘비선호’ 1표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 장관은 1차 예비투표 때는 ‘선호’ 12표, ‘비선호’ 1표, ‘무입장’ 2표를 받았다.
반 장관은 1, 2차 예비투표에서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감으로써 차기 유엔 사무총장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왕광야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상황은 늘 달라질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그(반 장관)가 지금 명백하게 선두주자”라고 강조했다고 <아에프페>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반 장관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남아 있다. 반 장관이 받은 ‘비선호’ 1표가 만약 거부권을 갖고 있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에서 나온 것이라면 상황이 간단치 않다. 유엔 사무총장이 되려면, 상임이사국 5개국 전원의 지지를 받는 것을 전제로 안보리에서 9개국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오준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차석대사가 “반 장관이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면서도, 안보리 이사국들의 개별 후보에 대한 최종 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 지나친 낙관론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한 건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21일께 유엔 사무총장 선거와 관련해 따로 의견교환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보리는 오는 28일께 또다시 예비투표를 할 계획이다.
이번 투표에서는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반 장관에 이어 인도의 샤시 타루르 유엔 사무차장이 2위를, 타이의 수라키앗 부총리가 3위를 차지했다. 지난 5일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뒤늦게 공식 입후보해 반 장관의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됐던 요르단의 유엔 주재 차석대사인 제이드 알-후세인(42) 왕자는 4위에 머물렀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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