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7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깊이 사죄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 중 저지른, 극악무도한 '종군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전향적 자세를 취하라고 충고했다.
신문은 사설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약 20만명에 이르는 '종군위안부' 범죄를 부정함으로써 불행히도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데 이러한 행위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뿐이라면서 "일본이 저지른 악행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할 적임자는 아키히토 일왕 자신"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는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애쓰겠다면서 취임했지만 역사를 거스르고자 하는 일본 내 우익 세력의 역겨운 의도에 야합함으로써 오히려 양국 국민에 상처를 주고 있다"며 "아베는 일본이 사죄할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곧이듣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이어 "자유를 사랑하는 민주국가라는 일본은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놀라운 자신감을 이뤘지만 역사적 고질병은 고치지 못했다"며 "종전 이후 거의 62년이 지났건만 한국과 중국에 대해 진정으로 개과천선했음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끝으로 "일본의 과거사와 연관된 이웃 국가와 일본 국민 간 화해를 이끌어낼 적임자는 히로히토의 아들인 아키히토 뿐"이라면서 "'종군위안부' 문제를 정치적 논란 그 이상으로 끌어올릴 유일한 장본인도 일왕"이라고 충고했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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