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세계 최고 수준 끌어올려” 이건희 삼성 회장이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에 들었다. 매년 5개 분야를 통틀어 100인의 영향력 있는 인물을 선정하는 〈타임〉은 11일 발매된 최신호에서 올해 ‘건설자와 거인들’ 분야에 이건희 삼성 회장을 포함시켰다. “무명의 삼성전자를 세계 최고의 소비자 가전업체인 소니에 도전하는 회사로 급성장시켰다”는 게 선정이유였다. “김정일 위원장 여전히 건재 부시대통령 어쨋거나 지도자”
배우 장쯔이, 조니 뎁도 눈길 〈타임〉은 “텔레비전과 냉장고 등을 생산하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삼성은 이건희 회장에 의해 1990년대부터 변신을 시작했다”며 “삼성은 다른 어느 회사보다 더 많은 컴퓨터 모니터와 엘시디 패널, 메모리칩을 생산하고 특히 휴대폰 기술에선 선두주자”라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미래에 단순히 대응하기보다는 미래를 창조하는 사업을 계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지도자와 혁명가’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됐다. 〈타임〉은 “오사마 빈 라덴을 제외하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김정일만큼 제거하고 싶어 하는 인물이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김정일은 여전히 건재한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이 분야에선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나란히 영향력 있는 인물에 들었다.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과 대만의 천수이볜 총통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타임〉은 부시 대통령을 두고 “미국민들은 그의 지도력에 의문을 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가 지도자란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후진타오 주석에 대해서 〈타임〉은 “2년 전에 권좌에 오른 그는 바깥세계에 대해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라면서 “그가 전임자인 장쩌민 전 주석을 중심으로 했던 상하이파들을 완전히 제압할 경우 우리는 그가 정치개혁에 대한 자신의 약속을 실천하게 될지를 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네수엘라의 좌파 대통령 우고 차베스도 선정됐는데, “그가 2012년 이후까지 권좌를 유지한다면 남반구의 새로운 카스트로가 될지 모른다”고 〈타임〉은 평했다. ‘예술인과 연예인’ 분야에선 〈화씨 9·11〉의 감독 마이클 무어와 영화배우 장쯔이, 조니 뎁 등이 눈에 띈다. 〈타임〉은 “장쯔이는 리안 감독의 〈와호장룡〉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린 뒤 빨리 영어를 배웠고 서구 관객들에 다가섰다. 그는 서구의 스타덤에 오르는 첫 중국 태생 여배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세계 빈곤퇴치 문제에 지속적 관심을 기울인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와, 지난해 미국 대선을 승리로 이끈 부시 대통령의 정치참모 칼 로브는 ‘과학자와 사상가’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 능력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도 여기에 들었다. ‘영웅과 우상’ 분야에선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우크라이나 시민혁명을 이끈 빅토르 유시첸코 대통령, 티벳 독립운동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 등이 뽑혔다. 스포츠 스타로는 자동차경주의 미하엘 슈마허와 미국의 차세대 농구황제 르브론 제임스 등이 올해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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