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메이저 진출시 이라크 원유 증산 예상치.
“6개월내 하루 50만배럴 증산”…“단기간에 증산 어려워” 반론도
36년 전 이라크에서 쫓겨난 다국적 석유 메이저들의 이라크 재진출이 임박한 가운데, 이라크의 원유 증산이 최근의 고유가를 진정시킬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세인 샤리스타니 석유장관은 석유 메이저들이 들어와 유전을 개발하면 약 6개월 뒤 하루 약 50만 배럴(전세계 1일 생산량의 약 0.5%)의 증산이 가능하다고 얘기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0일 전했다. 이는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음달부터 증산하겠다고 밝힌 20만 배럴의 두배를 웃도는 규모다.
이라크는 2003년 미국의 침공 전만 해도 하루 최대 3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하지만 전쟁으로 시추시설이 파괴되면서 생산량이 수십만 배럴으로 떨어졌다. 최근에야 하루 250만 배럴 수준을 회복했다. 이라크는 사우디에 이어 세계 2위의 석유 매장량(3500억 배럴)을 안고 있음에도, 80여곳의 유전 가운데 단지 27곳 만이 개발된 상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중동분석가 데이비드 피페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라크가 몇년 안에 하루 약 4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이라며 “새로운 유전이 더 개발되면 하루 600만 배럴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게 돼, 국제 유가를 끌어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고도의 시설 설비 등을 요하는 석유 증산이 단기간에 걸쳐 쉽게 이뤄지기 어렵고, 유가 하락을 반길 리 없는 석유 메이저들이 가격이 곤두박칠만큼 증산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 석유 메이저들의 이라크 진출 소식이 알려진 19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는 전날 대비 배럴당 0.33% 오른 132.37달러에 거래됐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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