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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고유가는 산유국에게도 저주?

등록 2008-07-09 19:01수정 2008-07-09 19:26

오일머니 물가상승 유발
곡물값 상승은 부메랑
1959년 네덜란드에서 세계 두번째 매장량을 자랑하는 천연가스전이 발견된다. 가스 수출 덕분에 60년대 네덜란드 경제는 초호황을 누렸다. 넘쳐나는 달러는 자국의 통화가치를 80%나 상승시켰다. 이후 ‘무역의 나라’인 네덜란드 경제는 수출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1972~1983년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천연자원의 저주’라 불리는 ‘네덜란드 병’은 원유가격이 배럴당 140달러를 넘나드는 지금 인플레이션이란 다른 양태로 중동 산유국을 근심에 빠뜨리고 있다. 고유가에 큰 영향을 받은 곡물가격의 상승과, 석유 수출로 유입된 오일머니로 과열된 건설경기는 물가상승의 큰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는 미국인들에게 이곳의 석유값이 싼 것을 부러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우리는 과거보다 살기가 더 팍팍해졌다.” 술탄 알마진(36)은 주유소에서 미국의 약 10분의 1가격인 갤런(3.8ℓ)당 45센트 하는 휘발유를 자동차에 넣다 말고, 한 달 식료품값이 지난해의 두 배인 215달러로 늘어났다고 불평했다. <에이피>(AP) 통신은 8일 “오일 붐이 한창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인들은 인플레이션으로 형편이 더욱 팍팍해졌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의 물가는 최근 30년만에 최고치인 11%나 뛰었다. 통신은 “인플레의 주원인은 국제 식량·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아파트·사무실·음식 등 사우디의 국내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오일머니의 유입 또한 인플레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우디의 원유 수입이 1990년대 한 해 평균 430억달러이던 게, 올해 2600억달러로 여섯 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건설 등 사회기반시설 투자가 급증하고 이에 따른 원자재 수입도 덩달아 불어나 물가상승을 견인했다. 고유가에서 촉발된 농자재·운송 비용 상승 등의 영향을 받은 곡물값 상승은 식량을 해외에 의존하는 산유국들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올 아랍에미리트연합과 카타르의 물가 상승률이 각각 12%, 14%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치솟는 물가로 인한 노동자의 실질임금 하락을 보전해주기 위해 공공부문의 임금을 70% 인상하는 응급처방을 내렸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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