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미국발 침체 확산…세계화로 파장 커져”
“번영을 확산시킨 세계화가 상황이 나빠지면서 상처를 확산시키고 있다.”
불과 몇달 전까지만해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더라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견고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미국 경제와의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에 대한 일부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4일 “미국과 세계경제가 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가라앉고 있다”며 “통합된 시장의 현실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 0.6% 성장에 그치는 등 지난 한 해 2.2%의 낮은 성장률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중국 경제는 11.9%의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세계경제가 미국경제와 ‘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주류를 형성했다. 전 세계 소비에서 미국이 차지하던 비중도 2000년 20%에서, 지난해 11월에는 14.3%로 크게 줄어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6월에도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경기후퇴로 세계 나머지 국가들의 성장이 조금 느려지겠지만, 성장률의 급격한 하강이나 경기후퇴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미국발 경기침체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미국 소비시장의 침체로 수출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대비 2.4% 하락했다. 유럽연합(EU)의 1분기 대비 2분기 성장률도 마이너스 0.2%를 기록하는 등 세계경제가 미국과 경기침체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5%에서 0.9%포인트 감소한 4.1%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영향을 받은 세계 경제의 침체는 다시 미국 경제의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국제통화기금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세계경제가 하강하면, 미국경제도 상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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