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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금융위기 휘청 미 ‘빚쟁이 중국이 무서워’

등록 2008-10-03 20:41수정 2008-10-04 02:50

국가채무의 10%·해외 재무부채권은 20% 차지
대선후보·언론 ‘중국 빚 너무 많아’…경계론 확산
“우리는 중국에 5천억달러(약 611조원)를 빚졌다.”(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 “우리의 국가채무(10조6150억달러) 가운데, 1조달러가 중국에 진 빚이다. 지구상에서 일찍이 경제가 쇠퇴하면서도 군사적 우위를 유지한 나라는 없다.”(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미국 대선 후보 첫 토론회에서 나온 말들이다.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뤄낸 시점과 맞물려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미국내 대중 경계론이 확산되고 있다.

고질적인 대중 무역적자 확대와 미국의 대중 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미국이 경제적으로 중국에 예속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경제적 패권이 흔들리는 틈을 타 조심스럽게 보폭을 넓히면서, ‘패권국’과 ‘도전국’간 긴장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이 직면할 첫번째 도전 중 하나는 세계 강대국으로 출현한 중국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다. … 나는 포용이 성공의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

미국의 경제 사령관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격월간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9·10월호에 기고한 ‘미-중 관계를 강화하는 경제 전략적 포용’이란 제목의 글에서 대중 경제 관계에서 포용을 역설했다. 하지만 이런 견해는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며 사그러졌다.

대선 후보 토론에서 양당 후보들이 개탄한 것 처럼, 중국 정부는 2007년 말 현재 해외 국가나 투자가들이 보유한 미 재무부 채권 2조6764억달러 가운데 약 20%를 갖고 있다. 2000년 603억달러에서, 7년 사이 무려 760%가 증가한 수치다.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대중 무역적자(2007년 2562억달러)도 미국 경제의 대중 의존도와 불균형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오바마는 “중국의 첫 우주 유영은 미국이 버둥거리고 있는 동안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일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심지어 ‘미국 구제금융의 성공 여부가 중국에 달렸다’는 말을 공공연히 표현할 정도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달 28일 “미 재무부가 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자금을 지원했던 진짜 이유도 막대한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 등 외국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처”라고 전했다. 중국이 미국 채권을 투매하기 시작하면, ‘신이 부여했다’는 미국의 신용도도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1조달러가 넘는 구제금융 비용을 대부분 해외에서 조달해야 하는 미국의 궁핍한 현실은, 중국 자본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경계감을 더욱 키우는 딜레마를 낳고 있다. 최근 중국투자공사(CIC)가 시도했던 미 2대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지분 인수가 결렬된 것도 사실상 미국 내 중국 경계감을 의식한 미국 정부의 개입이 작용한 결과라는 현지 언론들의 지적이 나왔다.

미국이 흔들리는 틈을 타 중국은 1조8천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무기로 세계 경제에 대한 역할 확대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중국 최대 외환은행인 중국은행의 주민 부총재는 지난달 28일 중국 텐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현재 월가 은행 인수를 포함한 모든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시엔엔>(CNN) 방송은 이날 “미국이 금융위기로 휘청거리면서,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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