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 사학자 방선주 박사 건물위치 확인
1910년 ‘경술국치’ 무렵 일제가 영국 런던의 조선공사관 건물(사진)을 강제 매각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재미 사학자 방선주 박사는 최근 영국 런던의 브리티시도서관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도서관 등에서 찾아낸 자료를 토대로, 영국 런던의 4층짜리 조선공사관 건물 위치를 확인했다.
런던 얼스코트 트레보비어 4번지에 있는 이 건물은 런던 주소록에 1900년까지 개인 소유 여인숙으로, 1903~05년엔 주영 한국공사관이 입주한 것으로 적혀 있다. 그러나 8년엔 건물 입주자가 기재돼 있지 않았고, 11년 영국 군인이 입주한 것으로 되어 있다.
당시 조선 정부는 워싱턴 공사관처럼 런던 공사관을 매입했던 게 거의 확실하다고 방씨는 말했다. 방씨는 “워싱턴 공사관도 매달 운영비가 없어 미국 국무부에서 돈을 빌리려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며 “런던 공사관을 사지 않았다면 3년씩이나 장기입주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을사조약이 체결된 1905년부터 일제는 국외의 한국 공관들을 강제로 폐쇄하고 공관원들을 회유·협박하려 애쓰고 있었다”며 “이 와중에서 워싱턴 공사관처럼 런던 공사관도 강탈돼 매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방씨는 그 증거로 8년 주소록이 빈 채로 남아 있는 점을 지적했다.
을사늑약 체결 이후 조선이 이 공관을 매각했다면 1908년 주소록에 누구든지 이름이 올라 있을텐데, 이 난이 비어 있는 건 을사늑약으로 공사관이 폐쇄된 뒤에도 매각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그는 밝혔다.
조선은 1891년 워싱턴의 백악관 부근에 2만5천달러를 들여 3층짜리 공사관 건물을 매입했으나, 이 건물은 경술국치 직전인 1910년 6월29일 주미 일본공사 우치다 야수야에게 넘어간 뒤 다시 미국인에게 팔려버렸다. 재미동포들은 최근 이 건물을 다시 사들이기 위해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조선은 1891년 워싱턴의 백악관 부근에 2만5천달러를 들여 3층짜리 공사관 건물을 매입했으나, 이 건물은 경술국치 직전인 1910년 6월29일 주미 일본공사 우치다 야수야에게 넘어간 뒤 다시 미국인에게 팔려버렸다. 재미동포들은 최근 이 건물을 다시 사들이기 위해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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