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이데올로기적 우상이 무너졌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8일 ‘자본주의의 미래’란 제목의 기획 시리즈 첫회에서 지난 30년 동안 세계의 경제 정책과 정치를 지배해왔던 ‘우상’인 “시장지향 이데올로기” “금융 자유주의” “자유분방한 앵글로색슨적 접근법”이 종언을 고했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1950~1970년대 케인주의적 혼합경제 모델의 ‘실패’에 대한 대응으로 나온 시장지향 이데올로기로 인해 1981년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2%에 불과했던 금융부문의 부채가 2008년 3분기엔 117%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는 자산시장의 거품과 가계부채의 급증, 광적인 금융혁신, 금융부문의 증대와 수익의 확대였다. “정부의 개입은 나쁘고, 탈규제화한 시장은 선”이라는 시장지향 이데올로기는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 노선 채택, 1989~1991년 소련 연방 해체와 동구 사회주의권의 몰락으로 더욱 공고화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거대한 세계 금융위기와 전 세계 동반 경기침체가 겹친 오늘날, 세계는 다시 변화하고 있다”며 “시장의 정통성은 약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또 자본주의 미래에 대해 “국가의 역할 강화” “탈세계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이 확대될 것으로 점쳤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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