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경기부양책에도 공황느낌 완화
불균형·불안정 고치고, 윤리 회복해야”
불균형·불안정 고치고, 윤리 회복해야”
“또하나의 이념적 우상이 무너졌다.”(마틴 울프 <파이낸셜 타임스> 에디터) “자본주의는 앞으로 달라질 것이다.”(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 “기업들이 근본적으로 작동방식을 바꿀 것이다.”(제프리 임멜트 제너럴일렉트릭 회장) 지난해 9월 미국 4대 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이후, 많은 이들이 자본주의 작동 방식에 거대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위크>도 지난 2월 “이제 우리는 모두 사회주의자들이다”라고 선언했다. 그로부터 몇달이 지났다. <뉴스위크>는 15일 “자본주의 선언: 탐욕은 선이다”라는 제목 아래 “‘자본주의 귀환’이라는 망령이 세계에 출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4개월 전의 선언을 뒤집은 것이다. 이 주간지는 “지난 여섯달 동안 자본주의 위기의 한복판에서 정치인들과 기업가, 전문가들은 우리가 거대한 변환과 (자본주의를) 수리하는 데 따르는 수년 간의 고통이 요구된다고 확신시켜왔다”며 “하지만 우리는 과거 몇달 동안 자본주의의 거대한 재창조를 겪거나 은행을 국유화하지도 않았고, 불완전한 경기부양책을 폈음에도 패닉(공황)의 느낌은 많이 완화됐다”고 지적했다. 자본주의가 대수술도 받지 않고 정상 상태로 거의 회복했다는 진단이다. <뉴스위크>는 관찰자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주간지는 “각각의 위기는 관찰자들로 하여금 뭔가 새롭고, 위험스러운 경제적 풍경의 특징들이 곧 종말을 고할 것이란 확신이 들게 했다”며 “그러나 그러한 새로움은 몇년이 지난 뒤에 오히려 더욱 확산되곤 했다”고 전했다. 실례로 1987년 미국의 증시 대폭락 이후 컴퓨터, 1998년 동아시아 위기 이후 신흥시장과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 파산 이후 헤지펀드, 2000년 닷컴버블 이후 인터넷 등이 곧 몰락할 것처럼 보였으나, 되레 번성했다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많은 결점들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는 아직까지 우리가 발명한 가장 생산적인 경제적 엔진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찾아온 위기가 결코 끝나지 않았고, 수리할 부분도 만만치 않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뉴스위크>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더 많은 (기업의) 파산과 은행 수익 저하, 소비자들의 저축 확대와 소비 감소, 산처럼 쌓인 부채 등의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이 주간지는 “자본주의는 성장을 뜻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불안정성을 뜻한다”며 “우리는 지금 자본주의 위기가 아니라, 금융·민주주의·세계화 그리고 궁극적으로 윤리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금융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세계화로 인한 ‘글로벌 불균형’(사실상 미국을 중심으로 한 무역 불균형)과 불안정을 고치고, 다소 추상적이긴 하지만 윤리와 가치의 회복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1년이 지나면, 우리는 과연 “이제 우리 모두 사회주의자들이다”와 “자본주의 선언: 탐욕은 선이다” 가운데 어느 쪽에 가깝게 서 있게 될까?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