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미국 ‘동유럽 MD’ 철회, 엇갈리는 반응

등록 2009-09-18 19:48수정 2009-09-18 22:47

“레이건 추종자들과 마침내 결별”
“동맹국 포기하고 러시아에 굴복”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동유럽 미사일방어(MD)체제 ‘포기’는 1983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이후 추진해온 미국 대외 군사정책의 커다란 수정인 만큼 그 반향 또한 크다. 이해의 차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지만, 유럽을 넘어선 군사적 긴장완화의 가능성을 반기는 여론이 더 우세하다.

동유럽 엠디체제를 자신을 향한 위협으로 간주해왔던 러시아는 18일 오바마의 결정을 환영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의 책임 있는 조처에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당장 폴란드와의 접경지대인 칼리닌그라드에 미사일을 배치한다는 계획을 무기한 보류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군 소식통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서유럽과 다른 많은 나라들도 호의를 표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극복한 희망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로버트 팔리 켄터키대 교수는 영국 <가디언> 기고에서 “미국이 엠디체제를 구축하려던 진짜 이유는 군산복합체의 이익과 공화당의 이데올로기적 약속 이외에 다른 것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오바마의 결단을 “정신 나간 외교정책에 대한 거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사반세기 동안 미사일체제 확산을 주도해온 미국 공화당과, 엠디를 지렛대로 미국으로부터 경제·군사적 수혜를 입은 폴란드와 체코의 권력집단은 분노와 심한 배신감을 나타냈다. 레이건과 부시 부자를 거치며 쌓아올린 군사적 성취가 부정되는 탓에 공화당의 반발은 클 수밖에 없다. 공화당은 “오바마가 동맹국들을 포기하고, 러시아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비난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순전히 유럽 안보전략 차원에서 미국의 전략 수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나일 가드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오바마의 조처는 미국이 더는 모스크바에 용감히 맞서지 않을 것이란 두려움을 유럽에서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엠디 기지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폴란드와 체코는 미국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이지만 내심 불만이다. 이들 나라는 그동안 엠디를 지렛대로 미국과 서유럽으로부터 경제적, 정치적 지원을 톡톡히 얻어냈다. 하지만 미국의 정책 변화로 두 나라의 전략적 중요성이 반감되면, 러시아의 잠재적 위협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보호막과 함께 정치·경제적 후원도 줄어들 수 있다. 미레크 토폴라네크 전 체코 총리는 “엠디 포기는 체코에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정치전문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일부 동맹국들의 안보 불안과 미국의 전략적 이해 위축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오바마 대통령은 “엠디체제를 대체하는 더욱 강력하고도 빈틈없는 새로운 방어체계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