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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고갈되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또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일컬어지는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인가? 그 답은 대기 밖 태양열 집광(1), 차세대 바이오연료(2), 탄소 포집 및 저장(3), 리튬공기전지(4), 전력 저장 장치(5) 등 다섯 가지 기술의 성공에 달렸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9일 보도했다. 신문이 자체 선정한 에너지 5대 신기술의 성공은 지구촌 에너지 풍속도를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용화하기엔 여전히 “기술적 도전들이 남아 있다”며 “성공을 장담할 순 없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① 대기 밖 태양전지판 설치 지구 상공 약 3만5400㎞에 태양전지판과 광전지를 설치한다. 여기서 생성된 전기를 마이크로파로 전환해 지상으로 쏘면, 지상에선 이를 받아 다시 전기로 변환한다. 대기권 밖 태양전지판은 햇빛이 대기권 안으로 진입하면서 구름 등에 반사되는 등의 열 손실을 극복할 수 있다. 지상에 약 지름 1마일(약 1.6㎞)의 마이크로파 수신기를 설치하면, 약 1000가구에 필요한 1000메가와트의 전력을 얻는다. 태양전지판을 대기권 밖으로 보내는 비용이 장애물이다. ② 해조류·잡초서 연료 추출 조류나 다년생 잡초, 곡물 쓰레기에서 단백질 찌꺼기를 빼내고 기름을 짜낸다. 이 기름으로 자동차 등 동력 엔진에 필요한 디젤이나 휘발유를 대신한다. 곡물이 아닌 차세대 바이오연료는 ‘식량이냐, 에너지냐’라는 논란에서 자유롭다. 또 매우 빨리 자라는 조류는 1에이커당 연간 5000갤런의 바이오연료를 추출할 수 있어, 옥수수(350갤런)보다 효율성이 훨씬 높다. 저렴한 영양제와 물의 확보, 수확량을 떨어뜨리는 병원균에 대처해야 한다.
③ 이산화탄소 분리·저장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배출하지 않고 따로 분리해, 땅속 암반이나 바닷속에 저장한다. 화력발전소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억t에 이른다.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을 통해 이 배출량을 90% 가까이 줄이고, 전력의 생산비 또한 2분의 1~3분의 1 정도 줄일 수 있다. 이산화탄소만을 분리해 포집하는 기술과 비용이 관건이다. ④ 오래가는 리튬공기전지 풍력·태양열 등 다양한 에너지원으로부터 생산된 전력을 모아두는 단일한 ‘전력 저장 장치’를 설치해 각 가정과 공장으로 전력을 보낸다. 태양열이나 풍력 어느 한 에너지원에만 의존한 시스템은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지 않을 경우 전력을 생산할 수 없지만, 전력 저장 장치는 이러한 제약을 받지 않는다. 또한 ‘지능형 전력망’(스마트 그리드)을 통해 전력 송·배전을 최적화할 수 있다. 거대한 에너지 저장 장치와 효율적인 배터리를 만드는 게 관건이다. ⑤ 다양한 에너지원 저장·배송 배터리 내부에 필요한 화학 물질들을 이용하기보다는 반응제로서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한다. 기존 전지보다 크기도 훨씬 작고, 가볍다. 기존 리튬이온전지를 활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한 번 충전으로 약 40마일(64㎞)을 갈 수 있지만, 리튬공기전지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그 10배인 400마일을 갈 수 있다. 상용화 단계까지는 십여 년의 세월이 걸릴 전망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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