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업종별 에너지 절감 목표 (2010~2012년)
[코펜하겐 정상회의 폐막]
에너지 목표관리제 시범사업
3년간 매년 1~4.9% 감축키로
에너지 목표관리제 시범사업
3년간 매년 1~4.9% 감축키로
우리나라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38개 대기업들이 앞으로 3년 동안 에너지 사용량을 연평균 1.0~4.9% 줄이기로 했다.
지에스(GS)칼텍스와 현대제철 등 38곳 대기업은 18일 지식경제부와 ‘에너지 목표관리제’ 시범사업 협약을 맺고, 내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에너지 사용을 한 해 평균 1.0~4.9%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시행된 에너지 목표관리제는 기업이 에너지를 어느 정도 쓰겠다는 목표를 정부와 협의해 설정하고, 정부는 인센티브나 벌칙 등의 수단을 통해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참여기업은 정유·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 있는 기업들로, 앞으로 47곳 사업장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한다. 이들 기업이 목표로 잡은 에너지 절감량을 모두 합치면 150만TOE(석유환산톤)가 되며, 이는 3년 동안의 배출전망치 대비 480만tCO₂(이산화탄소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수치라고 지경부 쪽은 밝혔다. 정부는 참여기업에게 우대금리 적용, 융자 등의 금융 지원, ‘녹색 인증’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진출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대신 성실신고 의무를 위반하면 1000만원의 과태료를 물거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목표달성치 공표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등 벌칙도 만들고 있다고 지경부 쪽은 밝혔다.
참여기업들은 각자 목표와 함께 업종별 절감 계획을 내놨다. 정유 업종은 열교환기 및 폐열회수 시설 설치 등에 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하이닉스 등 전자 업종은 1조5000억원을 들여 비접촉식 기술과 에너지 재생환기 시스템 등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포스코, 발전5사, 정유4사, 여천엔시시(NCC) 등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10대 기업을 비롯해 에너지 목표관리제가 실시되면 가장 먼저 의무적으로 적용받을 사업장 25곳이 시범사업에 참여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당장 의무 적용을 받지 않는 사업장 22곳도 참여했다.
에너지 사용 절감에 대기업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환영할 일이나, 목표치를 너무 낮게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38곳 기업들의 지난해 에너지 사용량은 전체 산업부문의 41%에 이르는 4300만TOE였다. 이들 기업이 제시한 3년 동안의 평균 절감률은 한 해 1%에 그쳤으며, 배출전망치를 기준으로 삼아 감축실적에 대한 절대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국장은 “녹색성장위원회는 산업연소 부문(에너지 사용에 해당)의 온실가스 잠재감축량이 전체의 6%에 불과하다고 과소평가한 바 있다”며 “이번 시범사업으로 그런 내부적인 판단이 기정사실화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지경부는 이날 보도자료에 “산업부문은 (잠재감축량이 전체의) 약 6%”라는 문구를 넣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에서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목표를 설정했다”며 “최종 감축 목표는 내년 3월 초까지 협상을 통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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