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 상상도
전문가 “추상적 사고 능력 갖춰”
5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사진 상상도)이 현생인류와 비슷한 상징을 사용했고, 얼굴에 화장을 하기도 했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비비시>(BBC) 등 외신들이 9일 보도했다. 그간 발견됐던 네안데르탈인의 장신구 흔적이 현생인류의 유물들이 섞인 것으로 ‘평가절하’됐던 데 비해, 이번 증거들은 같은 지역에 현생인류가 나타나기 1만년 전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영국 브리스틀 대학 연구팀은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 지방의 유적지 2곳에서 발견된 물감 찌꺼기가 남아 있는 조개껍데기가 네안데르탈인의 화장 용기였다는 연구내용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었다. 연구를 이끈 조앙 질량 교수는 <디스커버리 뉴스> 등에 “이는 네안데르탈인의 지능이 모자랐다는 생각을 뒤집는 것이며 그들이 상징적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식용 조개껍데기와 달리, 이 조개껍데기들은 물감을 섞고 저장하는 용기로 사용됐다. 연구팀은 파운데이션으로 추정되는 노란색 물감과 반짝반짝 빛나는 검은 광석 가루가 섞인 빨간색 파우더도 찾아냈다.
전문가들은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구조가 현생인류와 거의 일치한다는 2006년 연구에 이은 이번 발견이, 적어도 네안데르탈인이 ‘덜’ 똑똑해 현생인류로 대체됐다는 통념을 바꿀 근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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