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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중, 이번엔 ‘달라이 라마’ 갈등

등록 2010-02-03 21:06

달라이 라마
달라이 라마
백악관 “오바마 만날 것”
중국 “응분의 대가” 반발”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사진) 문제가 양대 강대국(G2)의 새 전선으로 떠올랐다.

주웨이췬 중국 공산당 통일선전부 부부장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난다면 중-미관계는 심각하게 손상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이) 잘못을 깨달을 수 있도록 상응하는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날 빌 버튼 백악관 부대변인은 곧바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지도자들에게 ‘달라이 라마를 만나겠다’고 말했고 그렇게 할 작정”이라고 맞받았다. 이러자 중국 외교부 마자오쉬 대변인은 3일 “중국은 미국 지도자들과 달라이 라마의 어떤 명분, 어떤 형태의 만남도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1990년 이후 모든 미국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났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고려해 지난해 10월 워싱턴을 방문한 달라이 라마를 만나지 않았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중국의 협조를 얻기 위한 일종의 ‘저자세 외교’였다. 그러나, 중국이 코펜하겐 기후변화 정상회의와 이란 핵관련 제재 등에서 사사건건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자, 미국 정부가 올들어 중국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2010년 벽두부터 미국은 중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예비 반덤핑 관세 부과, 구글에 대한 중국발 해킹 문제제기,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차례로 실시했다. 이번엔 중국이 민감한 “주권과 영토” 문제로 여기는 티베트 카드까지 꺼내든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르면 이달 말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타오원자오 소장은 “중국 대응 조처의 수위는 만남이 떠들썩하고 공식적인지, 조용하게 이뤄질지에 달려 있다”며 “접견이 떠들썩하게 이뤄진다면,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쪽 모두 미-중 관계의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두고 물러설 수 없는 처지다. 국내정치적으로 미국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고, 중국도 2012년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국내의 복잡한 정치·사회적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상황이 배경에 깔려 있다. G2 시대의 도래라는 새로운 국제정치적 역학관계 측면에서도 미국이나 중국, 어느 한쪽이 쉽사리 물러설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면담하는 때가 되면 미-중 관계는 한층 험악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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