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끝난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의 인기 퀴즈쇼 `제퍼디' 최종전에서 아이비엠(IBM)이 제작한 슈퍼컴퓨터 `왓슨'이 경쟁자인 켄 제닝스(왼쪽)와 브래드 러터를 큰 차이로 이기는 모습. 이름 위 표시된 금액은 퀴즈쇼 상금. 제퍼디프로덕션 제공/AP
슈퍼컴 ‘왓슨’ 미국 퀴즈쇼 우승
최다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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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퓨터가 체스에 이어 퀴즈 대결에서도 인간을 눌렀다.
16일 끝난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의 인기 퀴즈쇼 ‘제퍼디’ 마지막 3라운드에서 아이비엠(IBM)이 제작한 슈퍼컴퓨터 왓슨이 ‘제퍼디’ 최다 연승자와 최고 상금왕 모두를 따돌렸다. 왓슨은 최종 7만7147달러를 얻어 경쟁자인 켄 제닝스(2만4000달러)와 브래드 러터(2만1600달러)를 큰 차이로 이겼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제닝스는 ‘제퍼디’에서 74연승이란 최다 연승 기록을 갖고 있고, 러터는 325만달러의 누적 상금 기록을 보유한 ‘퀴즈의 달인’들이다.
사흘 동안 펼쳐진 퀴즈쇼는 여러 범주의 일반상식 문제를 내되, 제한 시간 5초가 주어졌다. 첫날은 왓슨과 러터가 동점으로 끝났으나, 둘째 날부터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왓슨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았지만, “최소 4000년 전에 사용됐던 베다어는 인도의 이 고전어의 초기 방언이었다”는 힌트에 바로 “산스크리트어”라고 답해 풍부한 백과사전적 지식을 뽐냈다.
왓슨의 이런 대단한 능력은 초당 80조회 연산과 15테라바이트(1테라=1024기가)의 메모리에서 나왔다. 왓슨의 이번 승리는 1997년 또다른 슈퍼컴퓨터 딥 블루가 인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긴 이후 재현된 또 하나의 ‘인간에 대한 기계의 승리’ 사례다. 왓슨의 개발자인 페루치 박사는 “왓슨은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사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왓슨의 허점도 드러났다. “미국의 도시 중 제2차 세계대전 전쟁영웅의 이름을 딴 최대의 공항과 2차대전 격전지의 이름을 딴 제2의 공항을 가진 곳은?”이라는 질문에 제닝스와 러터는 ‘시카고’라는 정답을 냈는데, ‘왓슨’은 ‘토론토’라는 엉뚱한 답을 내기도 했다.
아이비엠은 왓슨이 퀴즈쇼에서 받은 상금 100만달러를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 등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류이근 기자, 연합뉴스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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