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경찰서 등 공격…이라크선 환전소 습격
보복공격으로 단정 어려워
보복공격으로 단정 어려워
지도자인 오사마 빈라덴을 잃은 알카에다와 관련있는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잇따라 보복 테러를 천명하고 있어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아프간과 이라크 등지에서는 이들의 소행으로 짐작되는 공격이 시작됐다.
알카에다와 긴밀히 협력하던 탈레반은 7일 아프가니스탄 남부 중심 도시 칸다하르에서 정부시설물을 공격해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정오 무렵부터 시작돼 7시간 넘게 계속된 이번 공격에서 탈레반은 주지사 관사와 3곳의 경찰서, 2곳의 고등학교 등을 일제히 공격했다.
무장세력은 소총과 휴대용 로켓포(RPG) 등을 쏘았고, 정부군은 헬기를 동원해 응사하면서 시내 곳곳은 아수라장이 됐다. 또 최소한 5명이 차량을 이용해 자살폭탄 테러를 시도했는데 그 중 세 건은 경찰이 미리 막았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알카에다 등이 빈라덴의 사살에 따른 패배를 숨기기 위해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칸다하르를 장악하기 위한 공격으로, 빈라덴 보복 공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라크에서는 7일 동부 디얄라주 바쿠바에서 무장세력이 환전소를 습격해 40억디나르(36억9000만원)를 훔치고 5명을 살해했다. 이라크 당국은 이를 알카에다의 공격으로 간주하고 있다. 호시야르 지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7일 “이라크에는 아직 알카에다가 존재하고 그들은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며 “따라서 보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말리아의 무장단체 알샤바브도 흰 옷을 입고 수도 모가디슈에 집합해 보복을 천명했고, 팔레스타인 강경 무장단체 살라피스트 대원들도 빈라덴의 포스터를 흔들며 시위에 나섰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이런 테러는 빈라덴이 사살당하기 전에도 빈번하게 있었기 때문에 보복공격으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는 지난달 28일 발생한 모로코 마라케시 폭탄테러 사건과의 연계를 부정하는 성명을 지난 6일 발표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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