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사 ‘이명박 후보 보고서’
“박정희가 정주영 회장에게
그를 조심하라는 말했는데
돌봐주란 말로 오해했단 소문”
“박정희가 정주영 회장에게
그를 조심하라는 말했는데
돌봐주란 말로 오해했단 소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명박 후보의 취직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에게 부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를 조심하라’고 말했으나 정 회장은 ‘그를 잘 돌봐주라’는 말로 오해했다는 소문이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대통령이 고속 승진하는 데 큰 도움을 줬을 것이다.”
대선 전초전이 한창이던 2007년 2월2일 ‘대선후보 이명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의 이름으로 본국에 보내졌다. 출생, 성장, 정치경력 등 14개 항목으로 정리된 이 보고서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행운의 전환’이란 항목이다. 한일협정 반대 시위에 따른 투옥으로 이 대통령은 고려대를 졸업한 뒤에도 취업을 한동안 못했다. 전문은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에게 ‘감동적인’ 편지를 써 사면돼 현대건설에 취직할 수 있었다는 얘기와 함께 정 회장의 ‘오해’라는 또다른 뒷이야기를 전했는데, ‘소문’으로 한정짓긴 했지만 유력 대선후보에 대한 정식 보고서인 만큼 그 무게는 상당하다.
내부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지난 2일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던 박근혜 전 대표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외교에 대한 뚜렷한 정책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그해 2월5일 버시바우와 만나 “이명박 후보는 한국에서는 남북관계 이야기를 하고, 미국에 가면 한-미 관계 이야기만 한다. 최우선 순위가 무엇인지 밝히고 있지 않다”고 불평했다. “나는 항상 사람들과 정책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는데 이명박 후보는 그러지 않아 이해할 수가 없다”고도 했다.
이명박 캠프가 자신들을 고려시대 승려 ‘묘청’과 동일시했다는 분석도 눈에 띈다. 이명박 캠프를 수년간 취재한 <동아일보> 기자가 대선 직전인 12월7일 미 대사관 관계자에게 풀어놓은 이야기에 따르면,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 캠프 핵심인사들은 고려시대에 실용주의 개혁을 추진한 묘청에 자신들을 비유했다는 것이다.
미 대사관은 대선 당일인 2007년 12월19일 선거 결과에 관한 보고서에서 “‘이명박 웨이’와 자유로운 언론, 강력한 시민단체의 감시가 필연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뒤 4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그 분석은 현재진행형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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