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원대 잭슨 폴록 그림 위작 논란
유명 화랑 연루 의혹…FBI 수사 착수
유명 화랑 연루 의혹…FBI 수사 착수
200억원 상당의 잭슨 폴록 그림 등 현대 미술 거장의 작품과 뉴욕 유명 화랑 등이 위작 시비에 휘말리면서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조사에 나섰다. 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165년 전통의 뉴욕 화랑인 노들러앤컴퍼니가 최근 갑작스레 문을 닫는 등 적지 않은 후폭풍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2일 런던의 대표적 헤지펀드 설립자이자 미술품 수집가인 피에르 라그란지가 “2007년 1700만달러를 주고 사들인 폴록의 작품 ‘무제 1950년’이 위작”이라며 노들러앤컴퍼니 등을 맨해튼 연방법원에 고소했다고 전했다. 노들러앤컴퍼니는 지난달 30일 예고 없이 폐업 성명을 발표해 미술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1846년 문을 연 노들러앤컴퍼니는 미국 미술의 존재감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뉴욕 최고 전통의 화랑이다.
라그란지 쪽은 소장을 통해 “2010년에 소더비 경매 등에 폴록의 작품을 되팔려 했지만, 위작 의심을 받아 거절당했다”면서 “노들러앤컴퍼니는 우리가 폴록 작품이 가짜라는 보고서를 보낸 지 하루 만에 폐업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들러앤컴퍼니 쪽은 “소송과 폐업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위작 시비에 휘말린 것은 폴록의 작품 하나가 아니다. 연방수사국은 노들러앤컴퍼니와 유명 화상인 줄리언 와이스먼을 통해 미국 추상표현주의 대가 폴록과 로버트 마더웰 등 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 십수점을 판매한 글라피라 로살레스라는 화상을 2009년부터 조사하고 있다. 로살레스 쪽은 이에 대해 “조사 대상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작품이 위작이라는 점을 알고서 판매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로살레스는 익명의 수집가가 1950년대에 화가들한테 직접 이 작품들을 사들였으며, 이 작품들을 상속받은 수집가 아들한테서 입수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아무런 문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화가 마더웰이 직접 설립한 비영리 재단 디덜러스 쪽은 “로살레스가 공급한 마더웰 작품들에 사용된 안료 일부가 작품이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 이후에 개발된 것들”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방 당국은 아직 수사 진전 상황에 대해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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