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식품 공장 노동자인 피의자
“비정규직 차별에 항의하려 독 주입”
사건 발생 5년여만에 첫 공판 열려
일 대사관 직원도 방청 ‘높은 관심’
“재판 너무 시간 끌어” 유감 표명
“비정규직 차별에 항의하려 독 주입”
사건 발생 5년여만에 첫 공판 열려
일 대사관 직원도 방청 ‘높은 관심’
“재판 너무 시간 끌어” 유감 표명
중-일 관계가 최악인 가운데 2008년 일본인 10명을 중독시킨 중국산 ‘독만두’ 사건 공판이 30일 열렸다.
<중국신문망>과 <명보> 등 중국 언론들은 31일 “허베이성 스좌장시 중급 인민법원에서 만두에 농약 성분을 주입한 뤼웨팅(39)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재판은 사건이 불거진 지 5년여 만에 열렸다. 이 재판엔 일본 대사관 직원이 방청하는 등 일본 정부가 높은 관심을 보였다.
당시 허베이 톈양 식품 공장 노동자인 뤼는 법정에서 “회사가 비정규직인 나를 차별 대우한 것에 항의하려고 2007년 10월부터 12월까지 3차례에 걸쳐 6~9 상자의 냉동만두에 농약 성분을 주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범행 당시까지 이 공장에서 15년 가까이 일했지만 비정규직이었고, 특히 2007년 춘절 보너스를 정규직의 1/10에 불과한 100위안밖에 받지 못했다”며 “다른 사람을 해할 목적이 아니라 공장 사용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고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범행 뒤 공장 관리자들에게 익명으로 3차례나 편지를 보내 만두에 문제가 있다고 했지만 공장 쪽은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만두는 일본으로 수출돼 2008년 1월 일본 지바, 효고현에서 만두를 먹은 5살 어린이를 포함해 10명의 일본인이 구토·설사 증상을 보였다. 중국에서도 청더시 주민 4명이 중독됐다. 당시 중국 정부는 수사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일 간 외교 분쟁 거리가 됐다.
사건 뒤 톈양 식품은 만두를 전량 회수하고 공장을 강제 폐쇄당했다. 검찰은 “공장에 550만위안의 손실을 입혔고,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1300명이 해고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컸다”며 뤼에게 10년을 구형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재판이 너무 시간을 끌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반면 양보장 중국 사회과학원 일본 연구원은 “일본이 이 재판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재판 결과가 중-일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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