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의장 ‘부패 추문’에 재정·신뢰도 위기
MB가 설립 주도한 국제기구 ‘망신살’

등록 2013-10-23 20:32수정 2013-10-23 21:33

지난해 10월2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창립회의 개회식. 이명박 대통령과 라스무센 의장(맨 오른쪽)이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10월2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창립회의 개회식. 이명박 대통령과 라스무센 의장(맨 오른쪽)이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GGGI: 글로벌녹색성장기구

덴마크 출신 라스무센 초대의장
‘일등석 애용에 딸 동반’ 예산남용
노르웨이 ‘감사’ 요구하며 지원중단
한국은 지원금 절반 넘게 부담중
이명박 정부가 주도해서 만든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가 예산 부정 집행과 낭비 실태가 드러나면서 북유럽 회원국들이 예산 지원을 동결하거나 투명성 검토를 요구하는 등 부패 논란에 휩싸였다. 이 기구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을 개발도상국에 전파한다는 명목으로 2010년 설립돼 2012년 정식 국제기구로 전환했다. 이 기구는 20개 회원국을 확보했으며 우리나라와 덴마크·노르웨이 등 주요 회원국이 정부 재정으로 예산을 지원한다.

22일 <에이피>(AP) 통신과 <코펜하겐 포스트> 등은 덴마크 전 총리이자 우파인 제1야당 자유당 대표인 라르스 라스무센이 2012년부터 녹색성장기구 초대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항공편을 ‘퍼스트클래스’로 타고 다니는 등 덴마크 각료 평균 여행비용의 세배 이상을 쓰는 낭비 행태를 보였으며, 자신의 딸의 여행 비용까지 녹색성장기구 예산을 쓴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노르웨이는 추가 회계감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1000만달러(약 106억원)의 재정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올해까지 3년간 1500만달러(약 160억원)를 지원했던 덴마크도 내년에 기금 분담금 계약을 갱신하기에 앞서 이 기구에 재정 검토를 요청했다.

라스무센 의장은 지난해 5월 녹색성장기구의 초대 의장으로 취임한 뒤 출장여행에서 9차례나 퍼스트클래스를 탑승하는 등 항공비용으로 14만2000달러(약 1억5000만원), 숙박비로 2만6000달러(약 2700만원)를 사용해 총 18만달러(약 1억9000만원)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럭셔리(사치) 라스’ 스캔들로 불리며 덴마크 정치권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라스무센 의장은 우파 정치인으로서 현재 집권한 좌파연정 정부에 복지예산 삭감을 강력히 요구해왔는데, 그 와중에 이런 스캔들이 터지자 여론의 분노가 끓어올랐다. 그는 처음엔 “기구 내부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다”며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덴마크 장관급 여행 기준이 비즈니스클래스급으로 한정돼 있고, 덴마크 예산이 들어가는 국제기구 대표로 재직하면서 사치스런 출장 여행을 제한하기는커녕 앞장서 남용했다는 정치권과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이런 잡음은 한국이 설립을 주도한 첫 국제기구의 신뢰도 저하는 물론, 한국 정부 예산 집행의 투명성 문제와도 직결된다. 한국은 이 기구에 우리 정부 재정으로 해마다 1000만달러 가까운 지원금을 내는데, 지난해까지 우리 정부가 2800만달러를 지원해서 국가별 지원금 총액의 50% 이상을 냈다. 하지만 당장 지난해 우리 감사원 감사에서도 내부 직원 주택보조금과 자녀 학비 과다지급, 부실한 사업관리 문제 등이 지적돼 논란을 빚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