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무인기 격추” 아베 발언에
중국, 함선·폭격기 무력 시위
항공자위대 전투기 긴급 발진
민간에서도 덩달아 갈등 높아
중국, 함선·폭격기 무력 시위
항공자위대 전투기 긴급 발진
민간에서도 덩달아 갈등 높아
중국 무인정찰기에 대한 대처 문제로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갈등이 다시 격화되는 분위기다.
28일 오전 9시께 센카쿠열도 주변 해상에 중국 해경국 소속 함선 4척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 배는 센카쿠열도에서 가장 큰 우오쓰리섬 주변의 일본이 주장하는 영해(섬에서 12해리 이내) 안쪽으로 진입해 섬 주위를 2시간 정도 돌다 영해를 벗어났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보도했다. 이에 앞선 27일엔 중국군 Y8 조기경보기 2대와 H6 폭격기 2대가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섬 사이 공해 상공을 지나 동중국해와 태평양을 왕복 비행했다. 24일에도 중국군 비행기 4대가 오키나와 상공을 비행했다. 그때마다 오키나와 나하 기지에 배치된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이를 견제하려고 긴급발진했다.
해묵은 센카쿠 갈등이 다시 불거진 것은 일본이 지난달 센카쿠 주변을 비행하는 중국군 무인기를 처음 발견한 뒤다. 무인기 싸움에서 중국에 한발 뒤졌다고 판단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1일 중국군의 무인기가 일본 영공을 침범하면 상황에 따라선 격추할 수도 있다는 대응 방침을 밝히자 중국 정부가 이에 반발해 실력으로 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발언도 격해졌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베 총리가 최근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 “일본 지도자가 중국에 관해 계속 도발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이것은 또 한번 일본 정객이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치는 것 같은 안하무인함과 (제 잘못 때문에) 안절부절못함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27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9회 베이징-도쿄 포럼에서도 센카쿠열도를 둘러싸고 양국 전직 고위 관료들이 막말에 가까운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비시>(BBC) 중문판은 28일 “이 회의에서 중일우호협회장인 탕자쉬안 전 중국 외교부장이 ‘일본 정부의 댜오위다오 국유화 탓에 양국 관계가 위험한 지경에 처했다. 일본 정부는 역사 문제에 있어서도 심한 왜곡을 해 해결을 어렵게 했다. 중국은 이에 부득이하게 맞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나카타니 겐 전 일본 방위청 장관은 “말하는 것은 자유지만 이건 비열하고 예의없으며 지나친 말”이라며 “중국이 비록 경제대국이 됐지만 사고방식이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엔에이치케이> 방송은 일본 해상자위대가 정찰용 무인헬기 MQ8을 160대 도입하기로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 헬기가 도입되면 유인헬기(3시간) 때보다 정찰시간이 8시간으로 획기적으로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도쿄 베이징/길윤형 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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