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 위원회 ‘안보협정’ 압도적 찬성
2014년 말로 예정된 철군 시한 이후에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 계속 주둔할 수 있게 됐다. 아프간의 원로원 격인 ‘로야 지르가’(부족 원로회의)는 24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미국-아프간 안보·국방 협력 협정’(BSA·안보협정)을 압도적으로 승인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지난 21일 소집돼 회의를 이어온 로야 지르가에서 이날 안보협정을 50개 위원회 전체의 찬성으로 승인했다”며 “이에 따라 2014년 말 철군 시한 뒤에도 미군이 아프간에 장기 주둔할 근거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정확한 병력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 국방부는 그간 아프간 군경 훈련과 알카에다 잔당 소탕작전 등을 명분으로 미군 1만명가량이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앞서 미국 <엔비시>(NBC) 방송은 지난 19일 인터넷판에서 안보협정 초안 내용을 따 “2014년 말 이후 국내 치안은 아프간 군과 경찰이 전담하고, 미군은 테러 등 외부 위협이 있을 때 아프간 군경을 지원하는 식으로 큰 틀에서 구실을 나누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됐던 아프간 주둔 미군과 군무원과 민간 계약업체 직원을 포함한 ‘민간 구성원’에 대한 사법 관할권은 ‘아프간 정부의 양도’에 따라 미군 당국이 행사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알자지라>는 “안보협정 제13조에 규정된 (미군에 대한 재판관할권) 문제에 대해 일부 위원들이 반대의견을 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아프간 상호방위조약과 주둔군 지위협정(소파)을 겸하는 형태인 안보협정이 로야 지르가를 통과함에 따라,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서명해 의회의 비준을 받으면 협정은 공식 발효된다. <에이피>(AP) 통신은 “카르자이 대통령은 내년 4월로 예정된 차기 대선 이후에나 협정문에 서명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미국은 연내 서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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