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기업·니 정부, ‘착공연기’설 일축
400억달러 들여 2020년 완공 목표
파나마운하 위협하는 무역항로
중, 자금 앞세워 미 앞마당 세불려
400억달러 들여 2020년 완공 목표
파나마운하 위협하는 무역항로
중, 자금 앞세워 미 앞마당 세불려
중국 기업과 니카라과 정부가 올해 말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400억달러(42조원) 규모의 니카라과 운하 공사를 착공하기로 했다고 11일 발표했다. 기존 파나마 운하에 필적할 니카라과 운하 착공으로 중국은 에너지 수송로를 확보해 중남미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도전장을 던지게 됐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12일 “중국 기업인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투자공사(HKND) 왕징 회장과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이 올해 12월 니카라과 운하를 착공하기로 공동성명을 11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공사가 연기되리라는 최근의 전망이 무색해졌다. <에이피>(AP) 통신은 5일 니카라과 당국자의 말을 따서 “니카라과 운하가 2015년까지 착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신웨이공사를 운영하는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투자공사는 지난해 6월 이 운하 공사를 수주했다. 미국과 사이가 껄끄러운 대표적인 중남미 좌파 국가인 니카라과는 이 초대형 공사를 중국 기업에 맡겼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니카라과 운하는 니카라과 전역을 동서로 가로지른다. 총 길이가 기존 파나마 운하보다 3배나 긴 286㎞다. 깊이 22m로 적재톤수 25만t의 선박이 드나들 수 있다. 이는 깊이 12.8m에 최대 8만t의 선박이 통과할 수 있는 파나마 운하보다 훨씬 큰 규모다. 니카라과 정부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 <비비시>(BBC)는 “니카라과 운하가 완공되면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무역 항로에서 파나마 운하를 위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자국 업체가 니카라과 운하 운영권을 맡게 돼 남미 지역에서 수입하는 에너지 수송로를 훨씬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은 지난해 5~6월 시진핑 주석이 남미를 순방하고, 새해 초에도 왕이 외교부장이 아프리카 순방에 나서는 등 에너지 확보에 외교 노력을 집중해왔다. 아울러 미국에 인접한 중남미의 물류 요충지를 확보해,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교두보도 마련하게 됐다. 한 중국 경제 전문가는 “중국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앞마당인 중남미에서 전략적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고 짚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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