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민주 “러시아 도움” 주장
FBI ‘스노든 혼자 벌인 일’ 결론
FBI ‘스노든 혼자 벌인 일’ 결론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 민간인 사찰 내용을 폭로한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30)이 러시아와 연계돼 있다는 주장이 미 정치권에서 한꺼번에 나왔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근거는 내놓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마이크 로저스 미 하원 정보위원장(공화)은 19일 <엔비시>(NBC) 방송 일요 대담 프로그램에 나와 “스노든이 벌인 일은 그의 기술적 능력을 벗어난 것”이라며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으로 미뤄, 스노든이 모종의 외부 도움을 받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노든을 “외부 세력의 도움을 받은 절도범”이라고 표현했다.
로저스 의원은 이어 “스노든이 결국 러시아 정보기관(FSB)의 두 팔에 안긴 것이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의 근거는 내놓지 않았다. 다만 그는 ‘이와 관련해 의회 차원에서 조사를 진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이미 조사가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마이클 맥컬 하원 국토안보위원장(공화)도 이날 <에이비시>(ABC) 방송에 나와 “스노든이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짓을 벌일 생각을 했다고 보긴 어렵다. 개인적으로 외국 세력이 부추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도 ‘외국 세력’의 실체를 아느냐는 질문에 “지금으로선 확정적으로 답하기 어렵다”고만 말했다.
스노든-러시아 연계설은 민주당 쪽에서도 흘러나왔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민주)은 <엔비시> 방송 인터뷰에서 “스노든은 처음부터 최대한 많은 정보를 빼낼 생각으로 국가안보국에서 일자리를 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으로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이 과정에서 그가 러시아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 말 국가안보국 사찰 기록 폭로 직후 미국을 떠난 스노든은 홍콩을 거쳐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했으며, 러시아 당국은 같은 해 8월 그에게 최소 1년간의 정치적 망명을 허용했다. 스노든은 지난해 10월 <뉴욕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지난 6월 말 홍콩을 떠나 러시아로 향할 때, 국가안보국 관련 정보는 단 1건도 지니고 있지 않았다. 러시아나 중국 당국이 관련 정보를 입수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20일치에서 스노든의 폭로 직후부터 이 사건을 수사해 온 연방수사국(FBI) 고위 관계자의 말을 따 “지금까지 진행한 수사 결과, 이번 사건은 스노든이 혼자서 벌인 일이란 게 연방수사국의 결론”이라고 전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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