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현지시각) 한국인 성지순례단을 태운 버스가 폭발한 이집트 시나이 반도 타바시 현장 근처에 구급차 한 대가 부상자들을 옮기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타바/신화 연합뉴스
이집트서 ‘버스테러’ 참변
부상자들 인근 병원서 치료
폭발 일어난 시나이 반도는
외국인 겨냥한 테러 잦은곳
부상자들 인근 병원서 치료
폭발 일어난 시나이 반도는
외국인 겨냥한 테러 잦은곳
한국인 성지 순례단 30여명을 태운 버스가 폭발해 다수의 희생자를 낸 원인과 배경은 아직 불분명하다. 이집트 정부는 곧바로 군경을 투입해 구조와 현장 조사에 나섰다. 버스 승객 대부분은 한국인으로 드러났지만, 이번 공격이 정치적 목적을 지닌 ‘테러’가 맞는지 여부와 ‘한국인’ 관광객을 특정해 노린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 교회창립 60주년 성지순례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타바시의 국경 인근에서 한국인 33명이 타고있던 관광버스에서 폭발음이 들렸던 건 16일 오후 2시40분께(현지시각)다. 이들 중 31명은 충북진천중앙교회 목사 및 신도들이며 한국에서 간 인솔자와 현지의 한국인 가이드가 함께 이집트 운전기사가 모는 버스에 탑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군 책임자인 알라 마흐무드 준장은 <시엔엔>(CNN)에 “이들이 시나이 반도에 있는 그리스 정교회 세인트 캐서린 수도원을 방문한 뒤 이스라엘을 향하고 있었으며, 사고는 이스라엘 국경 근처 도로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폭발이 이스라엘 접경 부근에서 일어난 만큼 이스라엘 경찰도 필요한 경우 지원을 하기 위해 구급차와 경찰차를 급파했다고 <시엔엔>은 덧붙였다.
세인트 캐서린 수도원은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다는 시나이산에 오르기 위한 관문으로, 성지 순례 코스에 포함되며 관광객들이 시나이산 일출을 보러 가는 코스에도 포함돼 있다. 충북진천중앙교회 홈페이지에는 담임목사 등 31명이 10일부터 21일까지 교회창립 60주년 기념으로 터키, 이집트, 이스라엘 지역에 성지순례를 떠났다고 되어있다. 이 교회 염석현 전도사는 “사고 소식을 신도들과 통화를 통해 들었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아직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 시나이 반도 상황 어떻길래 시나이 반도는 원래 외국인을 겨냥한 테러 공격과 범죄가 빈발하는 곳이다. 친미 세속주의 독재 정권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2011년 ‘아랍의 봄’ 시민혁명으로 물러나면서 이슬람 무장세력의 활동은 더 심해지고 치안도 더 나빠졌다. 민주적 선거로 집권한 온건 이슬람주의 정부였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과 이슬람형제단 세력이 지난해 7월 대중봉기와 군부 쿠데타로 축출되면서 이슬람 무장단체의 정부 군경 시설에 대한 공격은 더 잦아진 상황이다. 이집트 최대 관영신문인 <알아흐람>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무장조직이자 축출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인 ‘안사르 베이트 알 마키디스’와 알카에다 연계 무장세력들이 시나이 반도에 자리를 잡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에선 2012년 2월에도 성지순례에 나선 한국인 관광객 3명이 현지 유목민인 베두인족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가 하루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정부는 당시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대한 여행 경보를 ‘2단계 여행자제’에서 ‘3단계 여행제한’으로 상승시켜 이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모세 성지인 시나이산을 찾는 성지순례객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정세라 방준호 송호진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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