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중-미 관계 훼손한 내정간섭”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도 ’벌떼 비난’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도 ’벌떼 비난’
중국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회동을 두고 “중-미 관계를 엄중하게 훼손한 내정간섭”이라고 비난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외교부 누리집에 기자 문답 형식의 보도자료를 올려 “시짱 자치구(티베트)는 분리할 수 없는 엄연한 중국의 영토”라며 “미국이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달라이 라마를 만난 것은 내정간섭이자 ‘시짱은 중국의 일부분으로 독립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 스스로의 약속을 엄중하게 위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친 대변인은 “미국이 잘못을 바로잡지 않으면 향후 중-미 관계에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예쑤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백악관에서 만난 21일 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주중 미국 대사대리를 불러 “미국은 한편으로는 시짱이 중국의 일부라고 하고는 시짱 분리독립 집단의 총두목을 만났다”며 “이는 향후 중-미 협조 관계를 위협해 미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양국은 상호 핵심이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49년 티베트를 강제 합병한 중국은 지역의 독립 움직임을 철저히 막고 있다. 달라이 라마를 종교 지도자가 아닌 120명이 넘는 티베트인의 분신을 사주하는 인물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미국과 달라이 라마를 싸잡아 비난했다. 특히 <신화통신>은 “달라이 라마가 말하고 미국이 지지했다는 ‘중도노선(中間道路)’이란 결국 중국 공산당의 통치나 사회주의 노선을 벗어나 중국 영토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에 국가 안의 또다른 국가를 만들겠다는 주장”이라며 “이는 결국 죽음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백악관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나 “티베트의 고유한 종교와 문화, 언어 전통의 보호와 중국 내 티베트인의 인권 보호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고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달라이 라마가 보여준 평화·비폭력 기조를 치하하며 그의 ‘중도 접근 방식’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카니 대변인이 덧붙였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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