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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수백억원대 고갱 그림, 이탈리아 노동자집 부엌서 발견

등록 2014-04-03 13:59수정 2014-04-03 18:04

이탈리아 시칠리섬 공장노동자의 집 주방에 약 40년간 걸려 있다 이탈리아 열차에서 발견된, 화가 폴 고갱의 정물화 ‘테이블 위의 과일’. 2일(현지시간) 로마의 경찰 기자회견장에서 찍은 사진이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시칠리섬 공장노동자의 집 주방에 약 40년간 걸려 있다 이탈리아 열차에서 발견된, 화가 폴 고갱의 정물화 ‘테이블 위의 과일’. 2일(현지시간) 로마의 경찰 기자회견장에서 찍은 사진이다. (AP=연합뉴스)
44년전 영국 런던의 미술품 수집가 집서 도난
“절도범이 단속 피해 명화 버리고 도망갔을 것”
프랑스 후기 인상파를 대표하는 화가 폴 고갱의 명화가 도난당한지 44년여 만에 발견됐다. 영국 런던의 부유한 미술품 수집가 저택에서 사라졌는데, 발견된 곳은 이탈리아 시실리에 있는 한 노동자 집의 부엌 벽에서다.

이탈리아 경찰 도난예술품 전담반은 2일(현지시각) 폴 고갱의 작품과 고갱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반인상파 화가 피에르 보나르의 작품 1점씩을 공개했다. 특히 고갱이 1889년 완성한 것으로 알려진 ‘강아지가 곁에 있는 탁자 위의 과일 풍경’이란 제목의 작품 감정가는 최소한 1400만달러(약 148억원)에서 최대 4000만달러(약 42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과 두 개의 안락의자’라는 제목의 보나르 작품은 이보다는 가격이 ‘훨씬 덜’(약 8억7천만원) 나간단다.

두 작품은 지난 1970년 영국 런던의 부유한 미술품 수집가 집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2일 <비비시>(BBC) 방송은 1970년 6월 <뉴욕타임스>의 관련 보도 내용을 따 “도난경보기 설치기사로 위장한 3인조 절도범은 두 작품이 보관돼 있던 런던 리젠트 파크 지역의 한 저택에 도착해 가정부에게 차를 끓여 달라고 부탁한 뒤, 가정부가 자리를 비운 새 그림을 들고 달아났다”고 전했다.

사라진 두 작품은 얼마 뒤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이탈리아 북부도시 토리노로 향하던 기차 안에서 발견됐다. 이탈리아 경찰 쪽은 절도범이 국경 검문소가 가까워지면서, 단속을 피해 훔진 명화를 버리고 도망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철도 당국은 두 작품을 보관하다가, 1975년 분실물 경매 행사에 내놨다. <에이피>(AP) 통신은 “이 행사에서 미술품 애호가인 토리노의 한 자동차공장 노동자가 두 작품을 약 100달러(약 10만5천원)에 구입했다”며 “이 노동자는 곧 퇴직해 시실리로 거처를 옮겼고, 두 작품은 그의 집 부엌 벽면에 지난 40년여 걸려있었다”고 전했다.

작품의 ‘정체’가 밝혀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은퇴 노동자의 아들이 고갱의 그림 한쪽 구석에 그려진 강아지를 눈여겨 보게 됐다. 당시 고갱은 강아지를 비롯한 애완동물을 작품에 자주 등장시켰다는 점을 알고 있던 그는 곧 미술품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했다. 작품을 확인한 전문가는 고갱의 작품이 틀림없다고 결론 내리고, 곧 경찰에 연락을 취했다.

공개된 두 작품은 일단 이탈리아 경찰이 보관하고 있으며, 영국 경찰 쪽에 의뢰해 원소유주를 수소문하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탈리아 국내법은 (도난품이라는 점을 모르고)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두 작품을 구입했다는 점을 입증하면, 소유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며 “원소유주 쪽과 시실리의 은퇴 노동자 사이에 소유권 분쟁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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