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 군사충돌 방지 합의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열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고 양국간 우발적 군사충돌 방지 등에 합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뒤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경제발전과 핵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며 북한의 핵-경제 병진 노선에 대한 반대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의 평화·안정 수호를 위해 결연히 노력할 것”이라며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명확한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관련국들이 적극적으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은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 서니랜즈 회담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두 나라는 우발적인 군사충돌을 방지하자는 데도 합의했다. 두 정상은 동·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고조된 긴장을 해소하고 우발적인 군사충돌을 피하기 위해 주요 군사훈련을 상대방에게 사전에 통보하고, 해상이나 공중에서 선박이나 전투기가 마주쳤을 때에 대비한 행동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동중국해에서는 중국군 전투기와 미군 초계기가 15m까지 초근접 비행을 한 바 있다. 해양 갈등 문제는 국제 규율에 따라 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나라 정상은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대응책도 내놨다. 미국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보다 26~28%가량 감축하기로 했고, 중국은 2030년을 정점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가기로 합의했다. 에볼라 퇴치, 테러 공동대응, 부패사범 수사 공조 등에도 합의했다.
두 정상은 상호 협력과 공영을 강조했지만, 일부 문제엔 이견이 있음을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의 발전을 바라며 결코 봉쇄할 의도가 없다. 견해차는 솔직히 논의해 갈등의 폭을 줄여가자”고 말했고, 시 주석은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점을 존중하며 같은 점을 추구한다는 뜻)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건설적으로 갈등을 해결해가자”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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