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국 석유생산 3분의1 ‘직접통제권’ 확보
러시아의 국영 가스기업인 가스프롬이 러시아 5위의 민간 석유회사인 시브네프트의 지분 72.7%를 131억달러에 인수했다고 28일 두 회사가 공동성명으로 발표했다. 가스프롬의 시브네프트 인수는 러시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가스프롬은 모건스탠리, 골드먼삭스, 시에스에프비(CSFB), 에이비엔암로, 씨티그룹, 드레스너 클라인 보트 바세르스타인 등의 서방 은행단과 120억달러에 이르는 시브네프트 지분 인수 자금 지원에 합의한 뒤 올 연말로 예상됐던 인수·합병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로열더치셸, 엑손 등 세계적 메이저에 견주는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을 꾀해 온 세계 최대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은 하루 26만배럴의 원유생산에 시브네프트의 하루 66만배럴의 생산 능력을 더하게 돼 러시아 내 5위의 석유기업으로 부상하게 됐다. 세계 가스 매장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러시아의 가스생산 90%를 차지하는 가스프롬은 지난해 545bcm의 천연가스(하루 석유생산 석유 940만배럴 해당)를 생산했다.
또한 러시아 에너지 산업의 재국유화를 추진해온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 3위의 석유기업인 또다른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의 생산능력을 합하면 사우디에 이은 제2의 산유국인 러시아 석유생산(지난해 하루 927만배럴)의 약 3분 1에 대한 직접 통제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런 추세는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를 목표로 한 로스네프트의 계획과 맞물려 러시아 정부의 에너지 산업 장악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가스프롬이 인수한 시브네프트의 주식의 72.7%는 영국 첼시 구단주이자 추코트카주지사인 러시아 ‘올리가르키’ 로만 아브라모비치 소유의 지주회사인 밀하우스 캐피털이 소유해 온 것이다. 나머지 20%는 합병이 무산됐던 유코스가 소유하고 있고, 85만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어 왔다. 지난달 가스프롬은 주식시장에서 3%의 주식을 사들여 75.7%의 ‘슈퍼지분’을 확보해 시브네프트를 확고하게 장악하게 됐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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