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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살아남은 이들 덮친 굶주림·질병 공포

등록 2005-10-11 18:20수정 2005-10-12 00:25

<b>폐허 속의 새싹</b> 태어난 지 사흘밖에 안 된 인도의 한 아기가 10일 지진 피해 지역인 우리 지역에서 공수되는 동안 아버지 품안에서 잠들어 있다. 인도 지역 지진 사망자는 11일 현재 사망자 12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우리/AP 연합
폐허 속의 새싹 태어난 지 사흘밖에 안 된 인도의 한 아기가 10일 지진 피해 지역인 우리 지역에서 공수되는 동안 아버지 품안에서 잠들어 있다. 인도 지역 지진 사망자는 11일 현재 사망자 12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우리/AP 연합
최대 피해 카슈미르 길 끊겨 구호품 못받아 추위 닥치고 물 부족…약탈등 ‘무정부상태’ “사망자 2만3천명 확인…8만명 넘을 수도”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질병의 공포.

최대 4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파키스탄 강진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구원의 손길보다 엄혹한 현실이 먼저 찾아오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10일 지진 최대 피해지역인 무자파라바드와 발라코트로 통하는 2개 도로를 복구해 구조대와 장비, 구호품을 실어나르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이재민들에게는 거의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소 1만1천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지역의 행정수도 무자파라바드에서는 수십만명의 이재민들이 거의 아무런 구호물자를 받지 못한 가운데 일부 생존자들이 상점을 약탈해 생필품을 훔치고 있다고 <에이피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샤우카트 아지즈 파키스탄 총리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전체 사망자 수는 2만3천여명, 부상자 수는 5만1천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사망자 수가 8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파키스탄 구호단체 대변인)는 관측도 나왔다.

10일 밤에는 상점 주인들과 일부 젊은 사람들이 큰 막대와 돌을 들고 싸우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에이피통신>은 보도했다. 한 남자는 상점에서 훔친 물건을 한움큼 들고나오면서 “우리는 이삼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는데 상점은 닫혀 있고 정부로부터는 어떤 것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20여명의 청소년들이 경비원들을 구타하며 무자파라바드 정부 매점까지 습격하자 경찰은 공포탄을 쏘며 이들을 해산시켰다.

파키스탄 지진 각국 지원 현황
파키스탄 지진 각국 지원 현황

겨울을 불과 6주 앞둔 쌀쌀한 가을 날씨도 250만명의 집 잃은 이재민들에게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이들은 상당 기간을 집 없이, 기껏해야 야외텐트에서 지내야 한다.

또 구호활동을 하고 있는 의사인 이크발 칸은 “마실 물이나 다른 구호물자가 빨리 도착하지 않으면 생존자들은 설사와 폐렴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수많은 주검들이 아직 콘크리트 더미에 묻혀 수습되지 않고 있는데다 하수도처리 시설들도 상당수 파괴된 상태여서 질병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의사들은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기자들과 구조대원들이 무자파라바드에 도착해 무너진 집들을 살펴보고 있는데 그 아래서 주검이 썩는 역한 냄새가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의료단체인 ‘국경없는 의사회’(MSF)는 “지진 때문에 식수가 오염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식수로 인한 전염병 발생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절망 속에서도 콘크리트 더미에 갇혀 있던 사람들의 구출 소식은 이어지고 있다. 지진으로 학교 2곳이 무너졌던 파키스탄 발라코트에서는 10일 40명의 아이들이 파키스탄군과 프랑스 전문가들에 의해 구조됐다고 파키스탄의 한 민영방송이 보도했다. 그러나 파키스탄군 대변인은 이 보도를 즉각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해 사실 여부는 불투명하다.

10일 밤늦게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선 무너진 11층짜리 잔해더미에서 2살짜리와 아이 엄마가 매몰 62시간여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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