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의 ‘진짜’ 9번째 행성(가상도)을 찾았다?
미국 과학자들이 태양계에서 행성 자격을 박탈당한 ‘왜행성’ 명왕성 너머에 새로운 9번째 행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설득력 있는 정황들을 발견했다고 <뉴욕 타임스>등 외신들이 20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공과대의 천문학 교수인 마이클 브라운 박사와 콘스탄틴 바티긴 교수는 <천문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여러 정황 증거를 제시하면서 “우리는 (명왕성) 바깥에 거대 행성이 있음을 꽤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왕성 바깥 카이퍼벨트에 있는 6개의 작은 천체가 그리는 타원형의 궤도가 놀랍게도 같은 각도로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렇게 될 확율은 1만4000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거대 행성의 중력의 영향에서 비롯했다는 게 이들의 추정이다. 이들은 또 이 행성이 적어도 지구와 크기가 같거나 10배 정도는 클 것으로 봤다. 명왕성은 태양에서 46억마일(약 74억㎞) 떨어져 있는데, 새 행성은 가장 가까울 때 200억마일, 가장 멀 때는 1000억마일가량 떨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공전주기는 1만~2만년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브라운 박사는 2005년 명왕성 궤도 바깥에서 명왕성보다 큰 ‘에리스’라는 천체를 발견하면서 2006년 명왕성이 태양계의 행성 지위를 잃게 되는 데 결정적 구실을 했던 터라, 그의 이번 새 행성 발견 주장은 더 관심을 끌고 있다.
당시 천문학자들은 행성의 자격을 따져 행성의 자격을 갖추는 3가지 조건을 마련했는데, 태양 둘레를 돌고, 질량이 충분히 커 공 모양을 갖춰야 하며, 자기 궤도에서 지배적인 존재여야 한다고 했다. 명왕성은 셋째 조건에 미달해 왜행성이 됐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천체물리학 교수인 크리스 린토트는 <가디언>에 이번 발견이 흥미롭다면서 “최근 몇해 동안 새 행성의 존재에 대한 여러 주장이 나왔으나, 이번이 가장 구체적이며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